부천 ‘한동훈 건물’ 가보니… “교통호재로 값 뛰어 40억 달할 듯”

입력 2022-04-22 04:02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에 위치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소유 건물의 모습. 이 건물은 6월 개통 예정인 수도권 전철 서해선의 원종역과 불과 300m 떨어져 있다. 토지 면적은 101평(332.7㎡)이며, 지상 3층·지하 1층의 건물 면적은 293평(965.5㎡)이다.

“아, 이 건물 주인 ‘한동훈’이 그 유명한 검사 ‘한동훈’이었나요?”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의 부동산 중개업체 대표 A씨는 20일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한 건물을 가리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건물주를 직접 본 적은 없고 소유주의 어머니가 관리해서 한 검사의 건물인지 전혀 몰랐다”며 “2017년쯤 이 지역에 지하철역 개발 계획이 확정돼서 이 건물은 최근 5년간 가격이 배로 올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소유하고 있는 부천 원종동의 건물을 찾았다. 이 건물은 6월 개통 예정인 수도권 전철 서해선의 원종역과 불과 300m 떨어져 있다.

한 후보자의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였다. 1층엔 편의점과 음식점, 인테리어 업체 등이 있었다. 2층엔 피아노·미술학원이, 3층엔 교회와 화장품 업체가 들어서 있다.

한 후보자가 19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요청안에 따르면 이 건물의 토지 면적은 101평(332.7㎡)이다. 지상 3층·지하 1층의 건물 면적을 합하면 293평(965.5㎡)이다.

이 건물은 한 후보자의 부친이 1988년에 구매했다. 부친이 사망한 이후 2004년 한 후보자에게 상속됐다.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요청하면서 이 건물의 경제적 가치를 11억6000여만원으로 신고했다. 지난해 기준시가(㎡당 255만원)를 적용한 가격이다. 다만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현 시세가 30억~40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원종역 개통 호재로 최근 들어 주변 부동산이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주변 상가들이 평당 3000만~4000만원에 팔린다”면서 “한 후보자의 건물이 유동 인구가 제법 있는 교차로에 위치해 있고, 토지 면적이 101평인 점을 감안하면 40억원까지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건물 주변은 교통 호재를 타고 개발이 한창인 분위기였다. 한 후보자 상가의 바로 옆에 있는 건물도 현재 다세대주택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인중개사 A씨는 “3년 전쯤 주변 재건축이 시작될 때 (한 후보자의) 어머니에게 ‘이 건물을 팔라’고 했더니, ‘안 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건물주인 한 후보자 측과 세입자 간 갈등은 없어 보였다. 특히 임차인들은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13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했다”며 “월세는 처음부터 35만원 정도로 저렴했고 이제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5만원씩만 올랐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건물 관리에 관여하지 않은 듯했다. 다른 음식점 주인은 “2~3년 전 임대 계약을 할 때 한 후보자의 어머니와 큰어머니를 만났다. 두 분은 가끔 건물을 둘러보러 온다”며 “한 후보자 어머니가 건물 월세를 생활비로 쓴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건물주가 한 후보자인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됐다며 놀라워했다. 다만 임차인 대부분은 일찍부터 건물주의 신상을 눈치챘다고 한다.

B씨는 “건물주 어머니가 언젠가 ‘아들이 부산에서 검사로 일하고 있다’ ‘최순실 사건으로 서울로 올라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건물주 이름이 한동훈인 건 계약서를 보고 알고 있었는데 혹시나 했다”며 “뉴스에 나오는 한 검사와 어머니의 얼굴이 닮았길래 확신했다”고 말했다.

부천=글·사진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