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후 처음으로 호남을 찾았다. 지난 11∼12일 대구·경북(TK) 방문에 이은 두 번째 지역 순회다.
윤 당선인 측은 지역 순회 일정에 대해 “당선 후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라며 6·1 지방선거와 연결 짓는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은 20일 오전 전북 전주의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선거 때 전북을 몇 번 찾아뵀지만 취임을 앞두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국정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 (생각할 때) 저는 오직 한 가지 목표밖에 없다. 우리 국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제 임기 중에 첫째 정책 방향은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푼다는 것”이라며 “누구든지, 우리 국민이든 기업이든 외국인이든 해외기업이든 우리나라에서 마음껏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고 저희는 세금만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지역 발전도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1000조원 가까운 자금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자리를 잡고 있다”며 “전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 생태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도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풀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방문에 앞서 공군기를 타고 새만금 일대를 둘러본 윤 당선인은 “새만금도 세계 어디에 내놔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좋은 입지다. 여기에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서 개발을 못 시킨다면 그건 정말 우리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만금과 전북을 기업이 아주 바글바글거리는, 누구나 와서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지역으로 만들어봅시다. 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후에 광주로 이동한 윤 당선인은 ‘국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 현장을 찾아 “광주가 ‘AI센터’를 통해 미래 국면을 이끌 명실상부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AI센터가 차질 없이 완공되도록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잘 챙기겠다”며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광주에 이어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를 방문해서도 규제 혁파를 역설했다. 그는 대불산단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정부의 역할은 기업인을 방해하는 걸림돌과 규제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민간이 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불산단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규제 전봇대’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언급했던 곳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당초 호남에서 1박을 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부친상을 당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조문을 위해 이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왔다. 윤 당선인은 21일 오전 다시 전남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