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 먹구름, 넷플릭스 기세 11년 만에 꺾였다

입력 2022-04-21 04:06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세계 최대 OTT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 수가 11년 만에 감소하는 등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OTT 업체들은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발표된 넷플릭스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유료 가입자는 2억2164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0만명 감소했다.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는 2011년 10월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정규장에서 3.18% 상승 마감한 넷플릭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25% 넘게 폭락해 258.9달러로 주저앉았다. 현 주가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691.69달러)의 절반에도 크게 못미친다.

앞서 넷플릭스는 1분기 가입자 250만명 증가를 예상했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70만명 증가를 예측치로 제시했지만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넷플릭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입자들의 계정 공유 확산, 스트리밍 업계의 경쟁 심화 등 요인이 신규 회원 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현지 서비스를 중단한 영향으로 러시아에서만 회원 70만명을 잃었다고 넷플릭스는 설명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넷플릭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19억7000만 달러에서 17억3000만 달러로 줄어들고 가입자 감소 폭이 2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놨다. 이에 넷플릭스는 수익 감소에 대비해 공유 계정에 대한 추가 과금 정책을 추진하고 서비스에 광고를 포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OTT 업체들에게 넷플릭스 부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업체는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연합해 만든 OTT 서비스인 웨이브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8%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558억원으로 229% 늘었다. CJ ENM의 티빙도 매출이 7배 이상 뛰었지만 마찬가지로 영업손실 규모가 12.4배 커졌다.

그럼에도 국내 OTT 기업의 출혈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애플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잇따라 OTT 서비스를 내놓는 등 시장 선점 경쟁이 점점 치열해진 탓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자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데 1조원을, 티빙은 2023년까지 40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