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으로부터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2011년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을 맡고 있다.
WFIMC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임시 총회를 열어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회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표결에서 회원의 90%가 자격 박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FIMC는 유네스코 산하 기구로 1957년 설립됐으며, 전 세계 40여개국 120여개 콩쿠르가 가입돼 있다.
WFIMC는 보도자료에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과 우크라이나에서 만행에 직면해 러시아 정권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홍보 도구로 사용되는 대회를 지지하거나 회원으로 둘 수 없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젊은 예술가들, 특히 현재 우크라이나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다만 모든 러시아인에 대한 제재나 국적에 따른 개별 예술가들의 차별과 배제에 반대한다는 이전의 입장은 다시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측은 “세계적인 음악 공동체가 정치적 이유로 분열돼 러시아의 뛰어난 음악가들이 피해를 보는 건 부당하다”며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콩쿠르,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대회다. 4년마다 개최되며 내년에 다음 대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위상 하락으로 참가자의 감소가 예상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차이콥스키 콩쿠르 세계연맹서 퇴출
입력 2022-04-21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