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에 입학했던 나는 첫 학기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담은 데카르트 ‘방법서설’을 읽은 뒤 교회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신앙과 이성은 양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철학을 공부하는 동안 신앙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책이 그때 나왔더라면 이 불행이 예방됐을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오해를 단번에 불식한다. 단단한 신앙과 진지한 이성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철학의 근본 주제를 개괄하고 철학과 신앙 통합의 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신앙과 철학의 관계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