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가나 혼인 잔칫집에서 포도주가 떨어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을 통해 잔칫집의 위기를 해결해 주셨습니다.
이 기적을 기록한 요한은 ‘첫 표적’이라고 표현합니다. 표적이라는 말이 지니는 의미처럼 가나의 혼인 잔치는 주권적 창조주이고 물질적 우주의 통치자이며 자기 백성의 필요를 채워 주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영광을 보여줍니다. 이 표적을 시작으로 ‘약속된 메시아’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믿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안내하는 것입니다.
기적의 현장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을 것입니다. 한편에는 잔치를 위해 일하느라 분주했을 하인들도 있었겠죠. 본문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의 지시를 따라 행한 하인(종이나 노예가 아님)들은 이 잔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예수님의 지시를 온전히 행해 하나님의 영광의 증인이 된 하인들을 통해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하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완전히 순종했습니다. 하인들은 예수께서 “물을 채우라(7절)” “갖다 주라(8절)”고 하신 말씀을 그대로 행했습니다. 예수님은 “가서 씻으라(요 9:7)” “네 손을 내밀라(막 3:5, 눅 6:10)” 심지어 죽은 나사로(요 11:43)에게도 죽은 소녀(막 5:41)에게도 “일어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에게 행함을 명하시면서 우리의 수고와 사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뤄 가십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는 어느 사람의 지위나 역할, 존재와 환경까지 소중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보다 앞서가지 않고 주의 깊게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자세가 가장 높은 지혜에 이르는 길인 것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문제를 내놓고 말씀에 순종함으로 믿음의 걸음을 걸어가는 것이 복 된 길임을 고백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또한, 돌 항아리는 아귀까지 가득 채워진 물로 인해 다른 어떤 것도 채울 수 없었습니다. 이같이 우리도 우리의 항아리를 말씀으로 가득 채워 성령의 충만함 외에 어떤 것도 섞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예수님이 뜻하신 걸 바로 알고 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우리 영혼을 죽이려는 음부의 세력, 곧 마귀의 역사(벧전 5:8)를 분별하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말씀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말씀이 살아 역사(히 4:12)하면 세상을 이길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10절)”라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역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께서 영광을 나타내시는 곳에는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11절). 영광이 나타난 표적을 본 제자들이 믿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하인들은 나타난 영광의 증인이 됐습니다(9절).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의 증인이 돼 말씀과 동행해 성령 충만한 삶을 살면 믿음이 자라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 행실을 보고 이웃이 구원받는 전도의 열매가 맺힐 것입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 나갈 때 언제든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손해 보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말씀 안에 살고 있다면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우리 형편을 그대로 아뢰고 말씀에 순종하면서 성령 충만으로 주님 안에 거하기를 힘쓰십시오. 영원에 이르기까지 말씀이 우리를 붙들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풍성한 잔치에 참여하는 참 증인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축원합니다.
한문재 목사(성남 에셀나무교회)
◇경기도 성남시 분당 에셀나무교회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에 소속으로 성도가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증인의 삶을 살아가도록 말씀만으로 사역하는 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