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인사 이동에… 청년 사역, 연속성이 없다

입력 2022-04-20 03:04
교회 청년 사역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있다. 열악한 처우 등으로 인한 청년 사역자의 잦은 인사이동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교회 청년 사역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잦은 인사이동 등으로 청년 사역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청년 사역의 현실을 직시하고 적절한 처우 및 위상 부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교계에 따르면 교회 청년 사역자들의 인사이동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교회의 청년 사역자 근속연수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에 있는 A교회의 경우 최근 2년 사이 청년 사역자가 4명이나 바뀌기도 했다. 2명은 교회 내 다른 부서로 이동했고 1명은 해외 선교사로, 또 다른 1명은 타교회 담임목사로 청빙 됐다.

이 같은 청년 사역자들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년 사역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청년과의 소통 부족 및 주먹구구식 인수인계 등으로 청년 사역이 갈수록 침체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교회에서 청년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데 청년 사역자마저 올바르게 서지 못한다면 앞으로 청년 사역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 사역자들의 활동이 지속가능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처우 문제다. 교회 내에서 교육 목사나 청년부 목사의 경우 비교적 대우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교구(구역) 목사가 10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면 청년부 목사는 평균 70만원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부진한 성과의 문제도 있다. 교계 관계자는 “사역 강도에 비해 열매가 적다”면서 “교구 사역의 경우 성인들과 오랜 관계를 맺고 함께 교제하는 폭이 넓은데, 청년들은 취업, 결혼 등으로 변동성이 크다 보니 관계가 돈독하게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담임 목사들의 부적절한 자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 사역자들의 고충이나 청년 사역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담임 목사 위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교계 관계자는 “성인 교구도 아니고 교육부서(교회학교)도 아닌데 담임 목사가 청년 사역을 조금도 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장을 잘 아는 청년 사역자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자율권을 주지 않고 중간에 직접 개입해 일을 틀어지게 만들고, 갑자기 다른 일을 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겉으로는 일을 맡긴 것 같지만 네 마음대로 하지는 말라는 식”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청년 사역의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 사역자가 전임목사와 비슷한 경제적 처우 및 교회 내 위상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계 관계자는 “청년부라는 특수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교회에서 하라는 대로 하라거나 청년 사역자가 청년과 담임 목사의 중간 통로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닌, 명확한 목회 철학을 기반으로 자율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박이삭 인턴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