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19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윤 당선인의 ‘40년 지기’ 관계에 대해 “잘못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 측이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등에 휩싸인 정 후보자와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정 후보자를 감싼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과 정 후보자의 친분에 대해 “40년 지기란 표현은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이 두 분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또 검사와 의사로 각자의 아주 바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 오셨다”며 “정 후보자도 ‘지기라는 표현이 민망하다’고 한 언론에 말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대학 시절 대구 출신 서울대 법대 친구를 통해 정 후보자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40년 전에 알았다는 이유로 40년 지기가 되는가”라며 “윤 당선인과 정 후보자는 ‘친구의 친구 관계’일 뿐이며 깊은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지난달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40년 한결같은 친구”라고 말해 ‘40년 지기’ 논란이 불거졌다.
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윤 당선인 측은 일단 청문회까지는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 대변인은 “정 후보자에 대한 말씀은, 국민께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갖고 소명할 시간은 국회 청문회장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라는 말씀으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제기된 여러 의혹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여야 의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앞에 법적으로 보장된 자리이기 때문에 청문회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각종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인사청문회까지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출근하며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정 후보자는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부 감사를 적극 환영하며 한시라도 빨리 조사가 진행되길 희망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저도 직접 조사를 받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위 내에서도 정 후보자 조기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혹이 너무 많이 제기됐다”며 “정 후보자의 버티기로 인해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빨리 그 문제를 해결하고 지나가는 것이 새 정부 탄생에 순조로운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