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8000원·냉면 1만원… 우크라發 외식물가도 위협

입력 2022-04-20 04:08
지난 14일 오후 서울의 한 칼국수 식당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밀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표적 서민음식인 칼국수의 한 그릇 평균 가격이 8000원을 넘어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해바라기유를 수입하지 못하면서 학교 급식 공급도 중단됐다.

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에 서울의 칼국수 평균 가격은 8115원이었다. 1년 전보다 653원(8.7%) 올라 처음으로 8000원대를 돌파했다. 밀가루로 만드는 다른 외식 메뉴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 자장면 평균 가격은 500원(9.4%) 뛴 5846원에 이르렀다. 냉면 한 그릇은 885원(9.7%) 오른 9962원으로 1만원을 코앞에 뒀다.

외식물가 상승의 이면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자리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29%를 차지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시장에서 밀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주요 생산국도 일제히 수출제한에 나서 밀 가격을 밀어올리는 중이다. 시카고 선물거래서에서 지난 18일 밀 선물 가격은 t당 412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240달러)보다 71.6%나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학교 급식에까지 밀려들었다. 이달 초에 오뚜기는 학교 급식 식자재 공급업체에 해바라기유 공급을 중단했다. 오뚜기는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유 수급에 큰 어려움이 있다. 정상공급 가능 시기를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세계 해바라기유 교역량 점유율은 63%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물가 상승압력이 더 커진다고 진단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국의 가공식품 소비자물가는 3.4~6.8%, 외식 소비자물가는 0.6~1.2%, 배합사료 생산자물가는 5.3~10.6%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국제 밀·옥수수 가격이 10~20% 상승할 것으로 추산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