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격적 투자도 잇따른다. 리셀 플랫폼 업체들은 무신사와 크림 간 벌어진 ‘가품 논란’ 이후 정품 검수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수수료’도 등장했다.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는 브랜드 정품 인증서비스인 ‘정품 검수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개인 간에 중고 명품·스니커즈를 거래할 때 전문 검수팀이 브랜드 정품 인증을 대신해주는 C2B2C(Consumer to Business to Consumer) 방식이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판매자는 상품을 번개장터 검수센터로 보내고, 검수 뒤 인증 완료된 상품을 번개장터가 구매자에게 배송하는 절차를 거친다. 번개장터는 안전성과 편리함을 제공해 상품 가치가 높은 고가 브랜드의 중고거래를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가품 논란’에서 완패한 무신사는 두나무와 함께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에스엘디티는 투자금으로 검수 시스템 강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개발 인력을 대규모 채용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성동구에서 운영 중인 검수센터 외에 제2 검수센터를 상반기 안에 열 예정이다.
네이버의 손자회사 격인 크림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국내 최대 명품 커뮤니티로 꼽히는 시크먼트를 70억원에 사들였다.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인 콜렉티브 경영권도 약 55억원에 가져왔다. 지난해 8월에는 나이키의 네이버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는 등 충성도 높은 소비층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크림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1위다. 무신사는 2020년 7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을 열고 맹추격 중이다.
그러나 리셀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림, 솔드아웃 등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1위 크림은 지난해 적자 규모만 6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크림은 21일부터 중개상품에 1%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수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수수료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등에서는 리셀 거래 수수료가 8~10%가량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