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호영, 자녀 편입 당시 1년 선배가 심사위원장

입력 2022-04-20 04:05
연합뉴스

정호영(사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아들이 응시했던 2017·2018학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학 전형에서 정 후보자의 경북대 의대 1년 선배인 A교수가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정 후보자가 아들 정모(31)씨의 편입학 전형 이후 A교수를 여러 차례 만났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 의대 79학번이며, A교수는 경북대 의대 78학번으로, A교수는 정 후보자의 경북대 의대 1년 선배다.

정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A교수가 정 후보자의 딸·아들의 편입 전형 과정에서 총책임자였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일보 취재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편입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정 후보자의 딸·아들이 응시했던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학 과정 당시 A교수는 경북대 의과대학장이면서 의학전문대학원장을 동시에 맡고 있었다.

이에 따라 A교수는 서류와 면접, 구술평가 등 모든 편입 과정의 전형 심사위원장을 맡아 편입 전형을 총괄했다. 실제로 A교수는 다른 심사위원들이 정 후보자 딸과 아들의 서류·면접·구술평가에서 채점했던 서류에 자신의 서명을 했다. 사실상 편입생을 선발하는 최종 책임자였던 셈이다.

문제는 정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 편입학 전형에 지원하기 전부터 정 후보자와 A교수가 친밀한 관계였던 점이다.

경북대 의대 동창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 후보자와 A교수는 2017년 8월 경북 경산 인터불고CC에서 열린 제14회 경북의대 동창회 골프대회에 같이 참석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같은 해 10월 12일 경북대 의대에 학사편입 입학원서를 제출하기 불과 두 달 전이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동창회 골프대회에 참석만 했을 뿐 골프는 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선후배 관계이면서 경북대 의대에서 나란히 주요 보직을 맡았던 정 후보자와 A교수는 2017년 11월 23일 대구 수성구의 한 중국 음식점에서 열린 경북대 의대 동창회 모임에서도 만났다. 이날은 정 후보자 아들이 지원했던 경북대 의대 편입학 면접과 구술평가가 이뤄지기 약 보름 전이었다. 수험생의 아버지인 정 후보자와 면접·구술평가위원장인 A교수가 전형 기간 도중에 만남을 가진 것이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같은 해 12월 9일 면접과 구술 평가를 치렀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같은 해 12월 22일 ‘특별전형’으로 경북대 의대 편입에 성공했다.

정 후보자와 A교수는 2018년 2월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74회 경북의대 부산동창회 정기총회 자리에 동석했다. 두 사람은 또 2018년 9월 13~16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경북대 의대 동창회에 동행했다.

두 사람은 이어 2019년 2월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경북대 의대 재경동창회와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동창회에도 함께 참석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가 두 자녀의 입시 총괄 책임자와 아들의 입시 전형 전후 여러 차례 만난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같은 만남은 부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A교수는 국민일보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경북대 의대는 전통적으로 학장이 입시문제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며 “오래전 일이라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박세환 안규영 김승연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