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사진)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가 무형문화재 전승교육관 건립을 위해 자신이 살던 집과 주변 토지 등 전 재산을 기부했다.
문화재청은 19일 경기도 성남에서 ‘이영희 보유자 개인 토지 기부 기념행사’를 갖고 이 보유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보유자가 기부한 토지는 성남시 금토동 472번지 일대 5474㎡로 공시지가가 약 54억원(시가 200억)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이 보유자의 뜻에 따라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국가무형문화재 예능전수교육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200억원, 공사 기간은 5년이다. 교육관은 실내공연장, 체험·교육공간, 사무실 등으로 활용된다. 전승자들이 무형문화재 전통 계승에 자부심과 명예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승자 양성 공간으로도 조성된다.
1938년 전북 군산에서 출생한 이 보유자는 국악 명인 이덕열 이운조 김윤덕 한일섭 신쾌동 등으로부터 가야금·거문고·아쟁 연주를 배웠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국악예술학교 교사로 근무했으며 91년 가야금산조 및 병창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2000년부터 12년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국악계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대상과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이 보유자는 평소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이 부족한 현실을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 전승자가 많은 수도권에 전수교육 공간이 생길 수 있도록 토지를 기부한 이 보유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며 “전수교육관이 무형유산 세계화와 대중화, 후학 양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