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론조사 아무 의미 없다… 서울시장 선거 박빙 될 것”

입력 2022-04-20 04:04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시장은 차기 대권 관련 질문에 “대권 생각은 머릿속에 없다”며 “저의 모든 관심사는 서울”이라고 강조했다. 이한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야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15~20% 포인트 차이가 뒤집히는 데에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는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장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들을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60% 언저리인데 민주당 지지자를 비롯한 상대 진영은 대선 패배의 상실감 때문에 고도로 결집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롯한 우파 진영은 아무래도 (대선 승리 후) 이완된 상태에서 지방선거에 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선거에서 지는 경험을 두 번 했다”며 “종로, 광진에서 그랬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016년 총선 때는 서울 종로에, 2020년 총선에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다가 각각 낙선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여론조사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막상 선거일에 투표로 나타나는 (여야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3∼5% 포인트 안쪽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 이후 2027년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손사래를 치며 질문을 피했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이 될 수밖에 없어서 다음 행보, 2027년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것은 매우 불필요하고 사치스러운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송영길 전 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에 대해 묻자 “다른 당의 후보가 결정되기 전, 촌평이라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누가 되시더라도 이번만큼은 비전 선거, 정책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 시장을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지난 11일 확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거가 박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지난 1년간 펼쳐왔던 ‘서울비전 2030’, ‘서울시 바로 세우기’ 정책, 특히 부동산 정책이 과연 서울시민들께 어떤 비전을 드리고 어떤 희망을 드릴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

-윤석열정부 1기 내각 인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담겨 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하게 되면 지역·계파·성별 등에 구애받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은 능력 본위의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중도층이 돌아설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대통령 당선인이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지방선거에 도움을 주려는 인사를 하셔도 문제다(웃음).”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저 역시 검수완박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볼 수밖에 없다. 수사권을 검찰로부터 완전히 박탈할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했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 때 서울시 의원과 구청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이번에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나.

“희망컨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의원과 구청장의 과반을 우리 당 후보들이 확보했으면 하는 게 가장 강한, 절실한 바람이다. 제가 1년 동안 (시의회와의) 사투 끝에 많은 공약을 ‘론칭’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가가 너무 컸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지방선거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보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합당이 안 돼 별도로 후보를 낸 경우를 생각해 보라. 그렇게 보면 그(합당) 효과는 엄청난 것이다.”

-윤 당선인과 소통을 자주 하는가.

“적절한 빈도로 꼭 필요한 소통은 늘 하고 있다. 제가 만나면서 굉장히 소탈하고 ‘오픈 마인드’이신 것을 여러 번 느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로 한창 뜨거웠을 때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에 가서 신중론을 펼쳤다.

제가 느꼈던 것은 시중의 여론을 어렵게 말씀드린 것인데, 굉장히 오픈 마인드로 듣고 충분히 토론도 됐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소 드리기 어려운 말씀도 망설임 없이 드릴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됐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의 건강한 관계는 어떤 것이라고 보나.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을 망설임 없이 드릴 수 있으면 그게 건강한 관계인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차기 ‘잠룡’으로 거론될 텐데.

“대권 생각은 머릿속에 없다. 저의 모든 관심사는 서울이다. 서울시 정책들을 보시면 서울시정에 대한 제 애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대권의 연장 선상에서 저를 바라보는 분들을 보면 매우 섭섭하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청와대 인근과 용산에 변화가 예상되는데.

“굉장히 흥미롭고 새로운 변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북악산과 인왕산 기슭에서부터 물길을 청계천으로 잇는, 진정한 의미의 청계천 복원이 가능해질 것 같다. 지금은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 올려서 돌리는 시스템인데 옛날의 물길을 다시 살려내는 작업을 지금부터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원래 계획됐던 용산 공원 반환 일정도 집무실이 이전하고 그곳이 정치·경제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굉장히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람직한 변화가 용산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문동성 구승은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