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대응 전국 첫 선도 모델… ‘제2 수도권 시대’ 연다

입력 2022-04-20 04:05

부산과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준비해 온 특별자치단체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의 설치가 완료됨에 따라 또 하나의 수도권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연말까지 특별연합단체장·의장 선출, 청사 소재지와 조례·규칙 제정 등의 준비가 남았지만 ‘부울경 메가시티’가 집행력을 가진 행정기구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전국 첫 선도 모델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부·울·경 3개 시도가 마련한 특별연합 규약이 지난 18일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고 부·울·경이 고시함으로써 특별지자체 설립 절차가 19일 완료됐다.

특별연합은 부울경 지역을 수도권과 같은 또 하나의 광역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도 경계를 넘어 초광역 교통망을 조성하고, 지역별 산업 기반을 공동 활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권역 전체의 산업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국내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대항해 ‘제2의 국가 성장축’을 이룰 선도적 초광역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부울경 특별연합을 중심으로 1시간 생활권이 갖춰 인구 1000만명에 지역내총생산(GRDP) 491조원의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메가시티는 이웃한 자치단체가 행정적 구분은 유지한 채 핵심 도시를 중심으로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공동 문제 해결과 지역 발전을 도모하자는 도시연합을 말한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생활, 경제, 문화, 행정의 4대 공동체 형성이 목표다.

특별연합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면 생활, 경제, 문화, 행정 등 4대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산업·인재·공간 등 3대 분야별 전략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30개의 1단계 선도사업과 40개 중·장기 추진사업 등 총 70개의 핵심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은 1단계 선도 사업 30개 과제를 내년에 우선 추진한 뒤 초광역 협력 방안을 구체화해 나머지 2·3단계 사업(40개)을 중장기적으로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산업 분야에서 부울경 상생형 산업체계를 구축하고 산업 체질 전환, 디지털 대전환, 초광역형 연구·개발)를 추진해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를 위해 자동차, 조선, 항공, 수소, 디지털 신산업, R&D 혁신 등 6대 전략산업 분야 40개 사업(1단계 15개, 2·3단계 25개)의 혁신 기반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지역 청년의 수도권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재와 산업의 선순환 체계도 구축한다. 특별연합은 전략산업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육성하기로 하고 2대 전략 분야 7개 사업(1단계 6개, 3단계 1개)을 추진해 안정적인 교육과 근무, 정주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메가시티 공간 실현을 위해 전략산업의 성장 거점을 조성하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 1시간 대중교통망을 조성하는 등 3대 전략 분야 23개 사업(1단계 9개, 2·3단계 14개)을 추진한다.

특별연합은 내년 1월 1일부터 사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특별연합의회 구성과 집행기관장 선출, 자치법규 제정, 사무소 위치 선정, 행정조직구성, 재정확보, 국가 사무 위임, 시·도사무 이관 등 출범에 필요한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남은 절차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도지사가 선출되고 시·도의회가 구성돼야 처리될 전망이다.

부울경에 이어 대구·경북, 충청권(충북·충남·대전·세종), 광주·전남도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