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뮤직비디오(MV)의 ‘명가’로 불리는 쟈니브로스가 스크린에 영화를 내건다. 2020년 넷플릭스 단편 드라마 ‘도시괴담’을 선보인 데 이어 영화로 영역을 확장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서울괴담’(사진)은 2시간 러닝타임의 호러물이다. 어두운 터널을 홀로 지날 때의 두려움, 옆집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중고 가구에 얽힌 미스터리 등 10가지 도시괴담을 옴니버스(여러 단편을 묶은 구성) 형식으로 펼쳤다. 인물들의 서사나 개연성보다 장르적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각 에피소드는 오컬트, 고어, 크리처 등 다양한 결의 호러 장르를 보여준다. 방탈출을 소재로 한 ‘밀폐 스릴러’와 사회 문제를 접목한 에피소드도 있다. ‘얼굴도둑’은 SNS 때문에 외모에 집착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호러로 풀어냈다. ‘혼인’ 에피소드는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면 불길하다는 괴담을 풀어냈다. 여고에서 벌어지는 괴담을 다룬 ‘혼숨’은 공포 학원물이다.
쟈니브로스의 홍원기 감독은 18일 영화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변에서 듣던 무서운 이야기랑 괴담을 모아 현실 밀착형으로 만든 영화”라며 “어릴 때부터 치과를 싫어해 ‘치충’이라는 에피소드를 생각했고 중고거래를 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괴담처럼 꾸며봤다”고 밝혔다. MV 제작을 오래 해온 홍 감독이 만든 ‘서울괴담’은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음악과 화면 구성이 어울려 극의 긴장감을 더했다.
우주소녀 설아, 러블리즈 서지수, 비투비 이민혁 등은 ‘서울괴담’으로 처음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다. 아이돌을 배우로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홍 감독은 “(뮤직비디오) 작업을 같이하면서 연기를 시켜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들을 우선 캐스팅했다”며 “못 보던 얼굴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서울괴담’ 중 ‘치충’ 에피소드는 지난해 제25회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단편 섹션, 제13회 셀룰로이드 스크림스 등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쟈니브로스는 서태지부터 그룹 방탄소년단(BTS)까지 1500편 이상의 MV, CF 등을 연출했다.
최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