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18일 합당을 선언했다. 당명은 국민의힘을 쓰기로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대표가 2020년 4·15 총선을 두 달 앞뒀던 같은 해 2월 23일 창당했던 국민의당은 786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일 야권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서 약속했던 합당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까지는 지뢰가 많다. 가까이는 6·1 지방선거 공천 문제와 멀게는 당권을 놓고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합당을 공식 발표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서 선언했던 단일화 정신에 의거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공동정부의 초석을 놓는 탄생을 위해 합당 합의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통합 정당이 된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가 그대로 맡기로 했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이 임명돼 지도부에 참여한다. 양당은 또 정강정책 태스크포스(TF)를 공동으로 구성해 새로운 정강정책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양당은 6·1 지방선거 후보 추천 과정에서 양당 간 합의된 기준으로 공정하게 심사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19일부터 이틀 동안 국민의당 출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등록을 받기로 했다.
양당은 국민의당 측 공천 신청자를 포함해 모두 4명 이상이 공천을 신청한 지역의 경우는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예비경선을 실시해 최종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측 공천 신청자를 포함해 3명 이하가 신청한 지역은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본경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민의당 측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출마자를 대상으로 지난 17일 실시한 ‘기초자격평가(PPAT)’를 응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PPAT 응시가 의무인 만큼 당 공천심사관리위원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공천 문제는 화약고다.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놓고서도 잡음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와 안 대표의 오랜 악연이 화학적 결합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 대표는 인수위 코로나특위 회의를 주재하던 중 합당 선언을 위해 국회로 이동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오후 3시 합당 선언을 마친 뒤 부산을 향해 급히 떠났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