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팔자” 힘빠진 증시 거래대금 2년 만에 최저

입력 2022-04-19 04:06

이달 들어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는지에 시장 관심이 쏠리지만 아직은 시각이 엇갈린다. 당분간 글로벌 긴축 흐름이 이어져 증시 반등 여력이 낮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5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14조2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당국의 유동성 공급, 증시 강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 1월 42조1000억원까지 늘었지만 올해 2월부터 2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국내 증시도 소폭 내림세로 마감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중 6만6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개인 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줄었다. 지난해 9월 사상 최대인 25조7000억원에 달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2월 20조원대까지 줄어들었다가 최근 22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외국인은 매도 러시를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에서 올 들어 약 21조원을 순매도했다. 채권 금리도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01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증시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증시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인플레이션 정점 도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다소 꺾일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0.5%)에 못 미쳤다는 점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급등하고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아직 정점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 전망이 우세한 만큼 증시의 반등 여력이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피크 아웃 여부와 관계없이 연준은 수요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긴축 스탠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지만 반등 모멘텀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