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비교라니’… 국민의힘, ‘정호영 문제’ 골치

입력 2022-04-19 00:0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서 이해충돌이나 윤리적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뉴시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이 ‘조국 사태’와 비교되는 것은 가장 큰 걱정거리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적임 여부를 판단하자”며 정 후보자를 향한 공세에 방어막을 쳤다. 정 후보자가 여론에 떠밀려 낙마할 경우 ‘청문회 정국’ 내내 더불어민주당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경우 민주당은 다른 타깃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청문회 자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인지 판단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정 후보자의 기자회견에 대한 윤 당선인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말씀이 따로 없었다. 차분하게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청문회에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밝혀진다면 그때 가서 인사의 잘못을 지적해도 늦지 않다”면서 “비판보다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 당선인 측은 특히 이번 논란이 조국 사태와 비교되는 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서울 마포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문제’하고 이것하고 비슷한 게 있으면 이야기를 해보라. 뭐가 같나”라며 “(정 후보자가) 조작을 했나 위조를 했나. 아빠가 어떻게 뭐 언질을 했다든가, 무슨 힘을 썼다든가 이런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장 실장은 그러면서 “부정의 팩트가 뭐가 있나”라며 “적어도 입시 문제랑 (아들) 병역 문제에 있어서 팩트가 밝혀진 것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보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진실 규명이) 가장 먼저이고, 진실이 밝혀진 바탕하에서 모든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방어막을 쳐 주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에서 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아들과 딸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 자체를 국민이 적절하지 않다고 볼 것”이라며 “정 후보자가 억울할 측면이 있어도 자진사퇴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일이 정 후보자와 그 가족들에게 일어났다”며 “거취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