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사진)가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 화려한 라스트댄스로 ‘박수 칠 때 떠나는’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이대호는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홈경기에서 선제 결승 솔로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대호의 마수걸이포에 힘입어 3대 0으로 승리한 롯데는 KT에 위닝시리즈를 가져왔고, 7승 6패 승패 마진 +1을 기록하며 5위로 중위권 싸움에 안착했다.
이대호는 시즌 1호이자 2001년 롯데 입단 이후 KBO리그 17시즌 만에 개인통산 352호 홈런을 때려냈다. 이로써 양준혁(351홈런)을 제치고 이승엽(467홈런)과 최정(404홈런·SSG)에 이어 KBO리그 역대 홈런 순위 단독 3위에 올랐다. 이대호는 기록 경신에 대해 “시즌 중에 언젠간 깨질 기록이었기에 통산 홈런 기록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면서 “홈런으로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는 이날까지 타율(0.383) 6위, 출루율(0.442) 4위, 장타율(0.489) 9위, 안타(18개) 공동 6위, WAR(0.92) 공동 5위 등 다수의 타격지표에서 리그 순위 상위권에 자리했다. 무안타 경기가 3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기복 없는 타격감을 보인다. 특히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가 빈타에 그치며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주로 5, 6번으로 나서 클린업의 뒤를 받치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포스트 이대호’로 꼽히는 한동희도 팀의 수위타자(타율 0.386)로 이대호와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4할이 넘는 주간 타율(0.444)에 홈런(3개) 리그 공동 2위로 파워를 겸비한 한동희는 지난 2년에 비해 확연히 성장한 모습으로 이대호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에 거인의 간판타자 자리를 확실히 물려받을 기세다. 팬들 입장에선 헤어지기 아쉬운 ‘빅보이’의 마지막 불꽃이 시즌 말 롯데의 가을 야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