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KB손해보험의 ‘말리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사진 왼쪽)와 최강 현대건설의 ‘블로퀸’ 양효진(오른쪽)이 V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중고 신인’ 이윤정은 V리그 최초 실업 출신 신인왕에 이름을 올렸고 남자부에선 박승수(OK금융그룹)가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케이타와 양효진은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시상식에서 남녀부 MVP를 수상했다. 전체 31표 중 케이타는 23표, 양효진은 28표로 압도적 득표였다.
이번 시즌 케이타에겐 ‘역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285득점으로 V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고 공격성공률(55.51%)과 서브(세트 당 0.768개)로 1위에 올랐다. 2021-2022 시즌 6라운드 중 4회나 MVP를 수상하는 대기록도 썼다. KB손해보험을 구단 역대 최고 성적(정규리그 2위)에 올려놨고 챔피언결정전에선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득점(57점)을 기록했다.
케이타는 “(우승)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지만 MVP를 수상해 기분 좋다”며 “내년에도 V리그에서 같이 더 오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타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효진은 2019-2020 시즌에 이어 두 번째 MVP에 올랐다. 블로킹(세트당 평균 0.744) 1위 자리를 되찾았고, 502점으로 국내 선수 중 최고 득점을 올렸다. 남녀부 최초로 1300블로킹 기록도 썼다. 양효진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양효진은 “코로나19로 마무리가 아쉬워 여운이 남는 시즌”이라면서도 “팀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윤정은 V리그 최초의 실업 출신 신인왕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고교 졸업 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수원시청에 입단한 이윤정은 올 시즌 도로공사에 입단해 팀 12연승 주역이 됐다. 2008-2009 시즌 염혜선 이후 13년 만의 세터 출신 신인왕이다. 이윤정은 “첫 시즌에 많은 관심을 받아서 부담이 커지기도 했고, 잘해야 한다는 게 더 가슴에 와닿았다”며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부는 박승수가 16표로 양희준(KB손해보험)을 1표 차로 제치고 신인상의 기쁨을 누렸다. OK금융그룹 구단의 첫 신인상이다. 박승수는 “프로는 다르다고 느꼈다”며 “더 열심히 하라고 주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베스트7은 남자부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 센터 신영석(한국전력) 최민호(현대캐피탈), 레프트 나경복(우리카드) 레오(OK금융그룹), 라이트 케이타가 이름을 올렸다. 신영석은 6회 연속이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룬 대한항공은 베스트7이 한 명도 없어 눈길을 끌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여자부는 현대건설에서 세터 김다인, 센터 양효진 이다현 등 3명이 올랐고 리베로 임명옥, 레프트 박정아(한국도로공사) 강소휘, 라이트 모마(GS칼텍스)가 자리를 꿰찼다. 감독상은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받았다. 강 감독은 부임 첫해에 팀의 역대 최다 승점, 여자부 최다 연승, 사상 첫 9할 승률 등 각종 기록을 진두지휘했다. 첫 시즌을 치른 ‘막내’ 페퍼저축은행은 페어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남자부에선 현대캐피탈이 받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