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어르신… 설레는 발걸음으로 ‘스무 살 특새’ 찾았다

입력 2022-04-19 03:03
사랑의교회 성도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열린 20차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에서 찬송을 부르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뛰지 마세요. 아직 자리 있습니다.” 뛰다시피 예배당을 향해 가는 성도들을 향해 안내위원이 당부했다. 18일 새벽 4시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성도들은 대부분 잰걸음이었다. 전날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봄 글로벌 특별새벽부흥회(특새) ‘거룩한 재헌신,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현장에 가기 위해서였다. 오정현 목사가 부임한 2003년 처음 시작돼 올해 20회를 맞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예배당에 도착한 성민지(23)씨는 일찍 오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기쁜 마음으로 일어났다”며 수줍게 웃었다. 4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지만 수천 석 넘는 예배당은 거의 차 있었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부터 교복을 입은 청소년, 주부, 직장인, 백발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오 목사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오늘부터 코로나 방역 지침이 풀리면서 예배당을 다시 채우게 됐다.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가기 위해 재헌신하자. 한국교회 부흥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성도들은 친숙한 찬송가를 부르며 두 손을 모으거나 팔을 벌렸다.

김병삼(만나교회) 목사는 ‘신앙의 기본기를 세우라’(막 14:3~9)는 제목의 설교에서 “한 여인이 예수님의 발 위에 향유 옥합을 깨뜨리자 ‘어떤 사람들’은 비난했지만 예수님은 칭찬했다”며 “매사를 예수님의 마음이 아닌 인간적 기준으로 보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삶을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보길 권했다. 김 목사는 “가끔 ‘하나님 나한테 왜 그러세요?’ 항변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그 모든 것이 과정이다. 교회 다툼도 돌아보면 결국 과정일 때가 많다”고 했다.

미국의 기독교 변증가 조시 맥도웰 목사는 ‘신앙 여정의 도전’(롬 12:2)이란 설교에서 “우리는 외로움 우울 불안 음란물과 싸워야 한다”고 했다. 맥도웰 목사는 “미디어 발달로 많은 사람과 연결된 듯한 착각을 하지만 그 관계는 모두 피상적이다. 배우자, 자녀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자에게 ‘나는 어떤 남편이냐’ ‘나는 어떤 아내냐’고 물어보라. 거기서 출발해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도들은 설교 중 “아멘”이라고 큰 소리로 화답했고 찬송을 부를 땐 일어나 발을 구르기도 했다. 특새 후 성도들의 표정은 기쁨으로 상기돼 있었다. 권나경(58) 권사는 “2003년부터 매년 특새에 나오고 있는데 참여할 때마다 하나님이 최고의 은혜를 주신다. 올해는 코로나 이후 다시 헌신해야 할 사명을 되새기게 돼 감사하다”고 했다.

사랑의교회는 이날 현장에 7000여명, 인터넷 유튜브로 6000여명이 특새와 함께했다고 밝혔다. 오 목사는 집회 후 강대상 주변에 앉은 청소년에게 소감을 물으며 격려했다. 특새는 20일 필립 라이켄 미국 휘튼대 총장, 21일 크리스챤 소니아 루마니아 호프교회 목사, 22일 슬라빅 페이즈 우크라이나 침례신학교 총장, 23일 데이비드 로스 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 등이 강사로 선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