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중공업·유통… 업종 불문 ‘미래 먹거리’ 헬스케어 참전

입력 2022-04-19 04:04
KT가 원격의료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사진은 공동 연구에 대한 협의하는 KT와 베트남 하노이의대 관계자들 모습. KT 제공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헬스케어 분야로 정보통신(IT)·중후장대 기업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관리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올해를 ‘특이점’으로 여긴다. 일부는 규제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 확장에 애로를 겪자 해외로 눈을 돌리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미 헬스케어 시장은 IT·중공업·전자 업종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을 선언하는 ‘전쟁터’다. 한국무역협회는 2019년 1063억 달러(약 130조)였던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026년까지 6394억 달러(약 774조원)로 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8일 밝혔다. 연평균 29.5%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는 미지의 영역이었지만, 시장 확대로 투자가치가 점점 오르고 있다. 기업들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출자금 700억원을 들여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했다. 진단과 처방 등 건강관리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도 카카오헬스케어(가칭) 법인을 신설하고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사업 목적에 헬스케어 분야를 추가하는 기업도 있다. 두산과 LG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의료기기 제조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두산은 바이오 의약품 용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석이고, LG전자는 가정용 의료기기 분야에 사업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KT는 ‘신남방’의 핵심 국가인 베트남 의료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KT는 베트남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의료 시범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자가측정, 복약관리, 운동관리 등을 포함한 셀프케어 가이드를 제공하는 관리 서비스를 개발한다. 올해 안에 베트남에서 원격의료 플랫폼 시범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규제 발목을 잡히자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과 의료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다양한 규제 허들로 사업에 어려움이 있다. 이와 달리 베트남은 약 처방, 배송 등의 부가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서 “베트남에서 중산층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문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했고, 의약품과 의료서비스 지출도 늘고 있어 사업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코트라(KOTRA) 베트남 호치민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의료시장 규모는 230억 달러(약 28조원)에 달한다. 최근 ‘러시아 리스크’로 KT의 헬스케어 사업 확장세가 주춤한 것도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 KT는 지난 1월 러시아 메드시그룹과 러시아 내 건강검진센터 구축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고, 연내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