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며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18일부터 시작하는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17일 보도했다. 발사한 무기에 대해서는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술유도무기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리 측의 선제타격론에 대한 핵전쟁 불사론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나오고 1시간46분이 지나서야 “북한이 16일 오후 6시쯤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뒤늦게 확인했다. 북한의 시험발사가 있은 지 14시간 만에 공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사전에 탐지를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늑장 공개 지적에 대해 군 관계자는 “초기에 탐지된 제원이 공개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새로운 형태일 가능성에 대해 추가 분석도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발사체는 고도 약 25㎞, 비행거리 약 110㎞, 최고속도 마하 4.0 이하로 포착됐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처럼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발사됐지만, 외형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매우 유사하다. TEL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KN-23을 축소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거리탄도미사일인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한다. 터널과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개활지로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재빨리 은폐할 수 있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500~600㎏ 수준으로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탑재한 뒤 이번처럼 저고도로 쏘면 레이더망을 피해 남쪽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식별되지 않았다.
이번 전술유도무기 발사는 북한이 지난달 24일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후 23일 만이며, 올해 들어 13번째 무력시위다.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4월 15일)을 주민 행사 위주로 보내며 내부 결속을 꾀한 뒤 저강도 도발을 재개하며 대남·대미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번 시험발사가 오는 25일로 예상되는 열병식과 연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보 당국은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에 대대적인 열병식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 열병식에 신형 다탄두 ICBM이나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중·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이 나올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