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골퍼’ 김효주가 완벽히 부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1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의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630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2위 시부노 히나코(일본)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였던 김효주는 시부노, 브리애나 도(미국)와 한 조에서 경기했다.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김효주는 5번 홀(파5) 세 번째 샷을 핀 1미터 안에 붙여 첫 버디를 기록했고, 8번 홀(파4)에서도 또다시 한 타를 줄였다. 9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시부노에 3타 차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후반에 위기를 맞았다. 시부노가 11번 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고, 김효주는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둘의 격차가 1타 차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타 차로 쫓기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핀 약 80㎝ 거리에 붙은 김효주의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이 승부를 갈랐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5년 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효주는 11개월 만에 또다시 우승하며 천재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김효주는 아마추어이던 2012년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14년 LPGA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천재로 주목받았다. 이후 LPGA 투어에서 2승을 추가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부상과 슬럼프로 좀처럼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변화가 생긴 건 2020년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터지자 국내 무대를 택했다. 동계훈련을 통해 체중을 5kg 이상 늘리는 등 근력을 강화한 그는 2020시즌 K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렸다.
LPGA 복귀 이후에도 기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5월 우승했고 올 시즌엔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쉽 공동 8위에 오르는 등 5개 대회에서 세 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상승세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우 자랑스럽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LPGA 투어 루키인 최혜진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단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투어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최혜진은 “루키로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초청선수로 출전한 이소미는 5언더파 279타로 5위에 올랐다. 안나린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