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젊은 선수 육성에 중점”

입력 2022-04-18 04:08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 양의지여야 하는지…. 육성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류중일(사진) 야구대표팀 감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와 와일드카드 선발을 두고 젊은 피를 우선 고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할 때 새로운 얼굴이 주축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류 감독은 15일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스가 맞붙은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허구연 KBO 총재, 염경엽 야구대표팀 기술위원장과 함께 발탁 대상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취재진을 만난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도 중요하지만 WBC, 프리미어12가 계속 있으니 젊은 선수 육성을 중점으로 가야한다. 그래야 KBO도 발전한다”며 엔트리 구성 기조를 밝혔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명 중 와일드카드 최대 3명을 제외한 21명은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로 채워야 한다. 류 감독은 “리그를 지배하는 친구들이 다 30대가 넘고, 젊은 친구들의 활약이 저조하다”며 “투수는 완벽하진 않지만 선발도 불펜도 좀 보이는데 일단 포수가 안 보이고 유격수도 그렇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다 잘하면 좋지만 비슷한 기량이면 수비 잘 하는 선수가 우선이다. 수비가 안 되면 투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못 던진다”며 선발 기준과 우선순위도 언급했다.

와일드카드도 젊은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차라리 (와일드카드도) 30세 미만으로 제한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리그 정상급 선수 중 누구는 뽑고 누구는 안 뽑는 상황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한 경기를 완전히 잡을 수 있는 투수는 필요하다. 포수도 있어야 한다”며 투수 2명과 포수 포지션이 우선 고려대상임을 전했다. 다만 투수 쪽은 선수풀이 나쁘지 않은 만큼 “(투수 1명 대신) 외야 거포를 뽑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가 정한 선수단 최종 일정은 다음 달 말이지만 야구대표팀 기술위원회는 부상과 부진 등 변수를 고려해 7월 올스타브레이크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류 감독은 “염 기술위원장과 모든 위원들이 열심히 선수들을 보고 있다. 좋은 결과 있지 않겠냐”며 꾸준히 경기장을 찾겠다고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