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활절, 위로 희망 사랑 화평의 전환점 되길

입력 2022-04-18 04:03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의 역설은 변함없다. 낮아지면 높아지고, 약할 때 강해지며, 주면 받을 수 있고, 죽어야 살 수 있다. 예수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사흘 만에 부활한 후 온 인류를 구원했다. 만약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죄와 사망의 권세 아래 있을 것이고 어떠한 소망도 없을 것이다.

전 세계가 어제 부활절을 기뻐하고 축하했다. 한국교회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2022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며 이날을 기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다수의 성도가 모인 예배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와 74개 교단이 함께했다. 특히 이번 부활절이 코로나의 아픔에서 벗어나 희망의 노래를 부르는 전환점이 되길 소망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부활의 기쁜 소식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된 울진·삼척의 마을에도 전해지길 기도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설교를 통해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하나가 될 때 교회는 시대의 정신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며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가 ‘거룩한 나비효과’를 이루어 코로나로 고통당하는 분들과 소상공인, 산불 이재민들에게 하나님의 한없는 위로와 희망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도 한국교회 회복과 세움의 새 역사가 시작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귀결된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원망의 소리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부활의 복음만이 유일한 소망”이라며 “생명과 희망을 증거하는 부활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제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의 먹구름을 떨쳐내고, 사망 권세를 이기고 부활한 예수를 묵상하며 ‘부활의 계절’을 시작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부활하셨다는 데 있다. 십자가 사건을 기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부활의 정신’은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용서와 화해, 사랑의 실천이다. 삶의 자리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화평케 하는 자’로 살아가야 한다. 화평은 그저 전쟁이 그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원수와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는 것이다. 아직도 전쟁이 멈추지 않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선에 화해와 평화의 꽃이 피어나 전쟁이 종식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또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지역, 세대, 이념, 계층, 젠더 간 분열을 해소하기 위해 사랑과 화해의 다리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