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K-밀리터리’ 어디까지 봤니… 엑스포로 들썩이는 계룡

입력 2022-04-18 21:51
3군 의장대가 2016년 계룡군문화축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올해부터 계룡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을 통합해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로 운영한다.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2022 계룡 세계 군문화 엑스포가 10월 열린다. 군 문화라는 독특하고 생소한, 어찌보면 익숙할 것만 같은 주제를 다루는 세계 유일의 행사다. 군대의 연장선상일 것 같아 다소 딱딱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세계 평화, 각종 체험, 미래 산업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만큼 다양한 곳에서 풍성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첫 글로벌 축제가 될 군문화엑스포를 미리 만나봤다.

세계 유일의 군 문화 축제

군문화 엑스포는 ‘K-밀리터리, 평화의 하모니’를 주제로 10월 7~23일 계룡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육군 중심이던 기존 지상군 페스티벌과 달리 충남도와 계룡시, 국방부 등 다수의 정부 부처가 함께 준비하는 국가 차원의 행사다.

흔히 알려진 해외 군 관련 행사와는 색깔이 크게 다르다. 미국의 버지니아 국제군악제, 영국의 에딘버러밀리터리타투, 캐나다의 퀘벡국제군악축제, 핀란드의 하미나국제군악제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군 행사는 대부분 군악대 위주의 경연대회다. 의식주와 무기, 첨단기술 등 군대 관련 전 분야에 걸친 종합문화 성격의 행사는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가 유일하다.
한 어린이가 2017년 열린 계룡군문화축제 장비체험존에서 군의 수중 장비를 착용해보고 있다.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올해는 군의 과거·현재·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6개의 전시관과 세계 각국 군악대 및 대한민국 의장대의 공연, 첨단 국방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문화행사가 마련됐다. 6개의 전시관은 세계평화관 한반도희망관 대한민국국방관 세계군문화생활관 4차산업융합관 지역산업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세계평화관 한반도희망관 대한민국국방관은 ‘평화의 소중함과 세계평화에 대한 염원, 평화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국군’이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표현한 공간이다. 세계군문화생활관에서는 세계 각국의 군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4차산업융합관과 지역산업관에서는 군의 첨단기술과 방위산업 등의 볼거리가 제공된다.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됐다. 개·폐막식 등 공식행사를 비롯해 각종 공연, 무기전시 및 군장비 탑승 체험 등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특히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인도 말레이시아 몽골 바레인 등의 해외군악대가 참여하는 퍼포먼스를 비롯해 첨단 장비들의 기동시범 감상, 병영훈련·서바이벌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인프라 정비도 막바지

행사가 가까워진 만큼 인프라도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신도안~세동 광역도로를 개설하는 한편 공군기상단삼거리~괴목정 구간의 도로를 확·포장했고, 계룡IC~계룡대 진입도로까지 정비했다. 많은 이들이 방문할 예정인 만큼 행사장 주변의 주차면수도 9800여개까지 확대됐을 뿐 아니라 상설공연장도 세워졌다. 덕분에 지역에는 이미 활력이 돌고 있다. 각종 SOC 사업을 추진하면서 계룡시 전역이 발전하는 1석2조의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엑스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시와 조직위는 엑스포에서 전시했던 프로그램을 재정비해 엑스포의 상징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기존 병영체험과 연계한 병영체험관을 건립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거점 시설로 육성한다. 병영체험관은 내년 하반기 건립을 목표로 신도안면 내 1만4258㎡의 면적에 조성된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다고 해도 감염병 예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단 한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행사의 필수 조건이다. 때문에 조직위는 감염병 및 안전사고 예방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행사가 2년이나 연기된 만큼 국방부지원단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있다”며 “올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평화와 화합의 염원을 담은 팡파르가 계룡의 하늘에서 힘차게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유병훈 사무총장
“미래세대에게 안보의 소중함 알릴 것”

“계룡 세계군문화 엑스포에 직접 방문하셔서 평화와 자유, 안보의 소중함을 느끼고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좋은 학습의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유병훈(사진) 2022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행사가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는 새로운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 엑스포는 각국 군대와 해외군악대 등 다양한 국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글로벌 행사다. 특히 6·25 전쟁에 참전한 세계 각국의 참전 용사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된다.

유 사무총장은 “해외 참전용사 대부분은 돌아가시거나 연로하셔서 국내에 들어오시기 쉽지 않다. 대신 후손들을 초청해 감사표시를 할 것”이라며 “국가별 최소 1명 이상의 후손들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방과 안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유 총장은 이번 행사가 자주국방과 자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의미뿐 아니라 재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주요 행사가 열리는 계룡대 비상활주로에는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폭 800m, 길이 1.3㎞에 달하는 활주로를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전시관과 포토존, 체험활동 존, 기동시범장 등을 적절하게 안배한 덕분이다. 관람객들이 더욱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 역시 대폭 강화했다.

유 총장은 “첫 번째로 강조할 것은 안전한 행사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환경에 각별히 신경써 친절하고 깨끗한 엑스포를 만들겠다”고 했다.

계룡=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