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서유럽과 미국 사이에 체결된 지역적 집단 안전 보장 기구다. 1949년 4월 미국 캐나다와 유럽 10개국 등 12개국이 참가해 발족시켰다. 냉전 체제에서 구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구권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집단방위기구로 창설됐다. 1991년 소련은 무너졌지만, 나토는 굳건했다. 오히려 회원 수는 늘어나 현재는 30개국이 가입했다.
나토는 러시아가 소련 부활을 노리는 것에 경계감을 갖고 적극적인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나토 확장이 자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주변국들이 추가로 나토에 가입, 러시아의 목을 죄어오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순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도 나토 가입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으로 발칸 반도에서 아직까지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코소보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도 최근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적 태도를 견지해온 스웨덴과 핀란드에서도 나토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동진(東進)이 러시아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북유럽을 자극해 ‘나토 확장’이라는 자충수를 맞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주변 국가가 나토 가입을 시도할 경우 이를 적대적 행위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은 명분 없는 민간인 집단학살 등으로 국제 사회에서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다. 나토 확장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히려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킨다는 사실을 푸틴이 깨달아야 할 텐데.
오종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