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리두기 해제, 혼란 없도록 잘 준비해야

입력 2022-04-16 04:02
2년1개월 만이다. 일상의 규제가 대부분 사라지고, 의료체계도 예전으로 복귀한다. 추운 겨울 끝을 지나 찾아온 봄처럼 국민의 인내와 동참으로 견뎌온 시간이었다. 환영할 만한 일이며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다만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에 예기치 못한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 부처가 긴밀하게 협업해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 상황이 뚜렷한 개선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 18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방역 지침을 폐지한다. 밤 12시·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제한이 없어진다. 각종 행사와 집회 인원 제한도 사라진다. 오는 25일부터는 영화관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등에서 음식물 섭취도 허용된다. 남은 준비 기간 동안 관계 부처와 업계가 협조해 이용자들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상당 기간 유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야외 마스크 착용 여부는 2주 후 다시 논의한다.

정부가 15일 발표한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의 핵심은 의료체계의 일상 회복이다. 코로나 치료를 전담하는 병상은 중환자 병상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 병상으로 환원된다. 특히 25일부터 코로나가 현재 1급 감염병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된다. 4주간의 조정 이행기를 둔 후 확진자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뀌며 재택 치료도 없어진다. 격리자에게 주는 생활지원비가 없어지고 치료 비용은 개인부담이 된다. 이 과정에서 국민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정부의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일반 병상에서 확진자 치료가 안전하게 이뤄지고, 이들이 동네병원에서 대면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안착되어야 할 것이다. 느슨한 방역조치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고위험군 및 감염 취약계층에 대해 별도의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당분간 하루 신규 확진자 5만~10만명대를 기록하다가 완만하게 줄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재감염이 되기도 하고, 자가격리 후 기침·피로·기관지염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는 ‘롱코비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체계적인 치료 대책을 찾아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방역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예방접종, 마스크 쓰기, 주기적 환기 등 방역수칙을 계속해서 준수해야 한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은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