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등 한국영화 2편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다음 달 17일 개막하는 제75회 영화제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갖게 되는 이야기로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했다. 박 감독은 칸에서 ‘올드보이’(2004)로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아가씨’(2016) 이후 6년만에 칸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박 감독은 배급사 CJ ENM을 통해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하는 영화제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기쁜 봄소식”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감독이 연출을 맡았지만,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배급하는 한국영화다.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고레에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등이 출연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칸에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 심사위원상을, ‘어느 가족’(2018)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는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이뤄낸 이번 작업을 높게 평가받음으로써 저뿐만 아니라 작품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와 출연 배우들이 함께 보답을 받게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오른 건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초청받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이들 영화 외에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아마겟돈 타임’ 등 총 18편이 후보에 올랐다.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첩보 액션 영화 ‘헌트’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이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