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인선을 두고 갈등 양상을 노출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 모처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모든 일정을 전격적으로 취소해 공동정부 좌초설이 흘러나왔다. 일정 취소는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만찬 회동으로 두 사람이 갈등을 봉합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 비서실장은 만찬과 관련해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공동정부 성공을 위해 한치도 흔들림 없이 손잡고 가자고 합의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대화 도중 웃음을 터뜨리기도 할 만큼 회동 분위기가 좋았다고 한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15일 인수위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동은 안 위원장 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원직을 사퇴하며 양측의 갈등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11일 이후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번 회동은 양측이 분열 양상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일치를 이뤄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공동정부 성공을 재확인해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만찬 회동 전까지 양측의 갈등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중이었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 일정 취소라는 방식으로 내각 인선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안 위원장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최진석 전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장관 후보자로 추천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선언을 할 때 공동정부를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합의 사항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도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 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추천을 받았다”면서도 “(인선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안 위원장에게) 충분히 설명 드렸다”며 “(안 위원장과의 갈등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 정도하고 제가 답을 드리겠다”고 질의응답을 끊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각 인선에 관해 많은 분들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통의동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국민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그런 훌륭한 분을 모시려고 정말 다른 생각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문동성 구승은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