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완벽한 투타 조화를 앞세워 2022 KBO리그 시즌 초반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13일 현재 팀 타율(0.270) 출루율(0.327) 장타율(0.411) OPS(0.738) 모두 1위에 오른 압도적 타격의 힘에 월머 폰트-이반 노바-김광현-노경은-오원석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감까지 적수를 찾기 어려울 만큼 기세를 탔다.
이날 잠실 원정경기에선 9회 초 터진 김성현의 결승타로 LG 트윈스에 4대 2로 승리하며 10승(무패)에 선착했다. 연승을 달리던 1, 2위 팀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3연전 첫 두 경기를 압도하며 SSG가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1982~88년 전·후기리그와 1999∼2000년 양대 리그를 제외하고 10승에 선착한 팀은 37차례 중 15번(40.5%)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선두 수성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가을 야구 한 자리는 무조건 SSG 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되는 집안’의 전형과도 같은 경기력이다. 팀을 이끄는 미친 선수가 존재하고 한 선수가 주춤하면 다른 선수가 나타나 공백을 메운다. 초반 상승세는 주장 한유섬과 간판 최정이 주도하고 있다. 10경기 만에 리그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 온 한유섬은 타점 1위(17점) 홈런 2위(2개) 안타 2위(17개) 타율 3위(0.400) OPS 2위(1.139)에 올라있다. 최정도 타율 1위(0.452) OPS 1위(1.139)로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사구 여파로 최정이 결장하고, 한유섬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13일 LG전에선 최정 대신 출장한 김성현이 결승타를 때려냈다. 김성현은 연승을 이어가는 팀 분위기에 대해 “당연히 좋다”며 “무조건 ‘이기자, 이기자’하기보다 ‘어차피 지는 경기는 언젠가 나오니 부담 없이 하자’고 선수들이 얘기하면서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도 선발투수 오원석이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5.2이닝을 2실점으로 막으며 5선발 몫을 충분히 했다. 개막전 퍼펙트 투구를 펼친 폰트와 베테랑 노경은이 2승씩을 거두며 다승 선두에 올라 있고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호투한 노바와 돌아온 김광현도 이름값에 걸맞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 불펜진도 최민준 김상수 서진용 장지훈 박민호에 김광현 대신 임시 선발로 활약한 이태양까지 합류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풍족하다. 지난 시즌 마무리로 연착륙한 김택형은 경기 막판을 안정적으로 책임지며 세이브 단독 1위(6세이브)를 질주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팀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면서 “선발투수들이 자기 몫을 잘해주고 타자들도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서 다득점을 만들어준다. 그런 게 다 맞아 떨어졌다”고 팀 전력의 조화를 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