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WCA 3개 석권 날 “갈 길 멀다”는 정의선, 왜

입력 2022-04-15 04:05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 철학 등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로만 2개 대회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런 평가를 두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아이오닉5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2022 월드카어워즈(WCA) 시상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세계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WCA는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전 세계 33개국의 자동차 전문기자 102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비밀투표로 수상작을 선정해 대표성과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앞서 기아 EV6가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된 바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에서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를 처음 적용한 모델이다. 자동차 본고장 독일과 영국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됐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022 월드카어워즈(WCA) 시상식에서 ‘세계 올해의 차’ 트로피를 받고 환호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한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내연기관차 시대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추격자)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같은 출발선에 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 성능과 뛰어난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독려해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하드웨어보다 더 많이 바뀌어야 할 게 소프트웨어다. 지금은 변화를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점수로 따지면 30~40점 아닐까 한다. 가야 할 길이 멀다. 저부터 많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10월 취임한 정 회장이 별도 간담회에서 회사 경영전략을 이야기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상을 많이 받긴 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인류를 위해 도전하는 것이 우리 목표이고, 품질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우리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오토쇼는 1900년에 시작해 올해 120회를 맞는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다. 2020년, 2021년 코로나19로 취소된 이후 3년 만에 열렸다. 현대차, 기아, 도요타, 포드, 스텔란티스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업체 등 33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정 회장은 올해 행사의 2가지 특징으로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꼽았다. 이번에 현대차와 기아가 처음 공개한 신차도 준대형 SUV ‘더 뉴 펠리세이드’(현대차)와 ‘더 뉴 텔루라이드’(기아)다. 현대차그룹은 기세를 몰아 2030년 전기차 판매량 307만대, 글로벌 점유율 12%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정 회장은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계속 밀고 있다. 충전 인프라 설치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