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일소돼야 ‘동반성장 사회’ 준비할 수 있어”

입력 2022-04-15 03:02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동반성장연구소와 코리아비전국제재단이 주관하고, 한국노총 한국교회총연합사회정책위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했다. 발표자와 주최 측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석현

‘4차 산업혁명과 위드 코로나 시대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정운찬)와 코리아비전국제재단이 주관하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동명) 한국교회총연합사회정책위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대토론회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로 나아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정운찬 이사장은 기조 발제에서 ‘1인당 국민소득 세계 3위’와 ‘양극화가 사라지고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목표로 대한민국이 강중국가로 성장해 나갈 것을 역설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종교의 역할 강화를 강조하며 “사회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일깨운다면 사회에 이바지하고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민국 미래는 동반성장 사회에 달려 있어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기조발제를 하는 모습. 사진=신석현

정 이사장은 “대한민국은 고속 성장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저성장과 양극화의 시련을 겪고 있고 세대 간 대립이 가속화됐으며 집단 이기주의 속에 서로 불신만 증폭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양극화 현상을 없애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동력을 갖추는 ‘동반성장 사회’를 꿈꾸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반성장 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기 중기 장기 과제를 제안했다. 특히 장기 과제로 사회혁신, 교육혁신, 사회적 자본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양극화의 수렁으로 빠져든 이유는 단순히 경제 성장 전략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 밑바닥에는 불의와 부정이 도사리고 있다”며 “부정과 부패는 ‘더불어 살기’보다 ‘끼리끼리 살기’를 추구하고, 강자를 위해 불의에 눈감게 한다. 이런 분위기를 일소해야 국민이 진정으로 화해하고 사회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래를 이끌 핵심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지덕체’보다 ‘체덕지’를 강화하고 창의력 자신감 융통성을 심어주는 교육 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과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기준 규칙 신뢰 등 공동의 무형 자산을 축적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종교가 생명 존중 문화 이끌어야

소 목사는 뉴노멀 시대 종교의 역할과 생명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종교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그 정체성을 새롭게 다지며 사명을 새롭게 해야 한다”며 종교가 정보산업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대두된 다원화 사회를 건강한 공동체로 회복시키고 극심해진 양극화의 긴장을 해소해 사회를 안심시키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극화 시대 종교는 인간 고통에 대한 궁극적인 답을 제시하고 생명 존중의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생명 경시 풍조를 가져올 수 있다. 이어령 교수는 어느 영역이든 생명을 경시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교회가 생명력으로 가득하고 영혼을 존중하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제2의 전성시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명 존중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구체적 방안도 제안했다. ‘종무청’을 신설하고 ‘생명 사랑의 날’을 제정하는 것이다. 그는 “국가와 종교가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 존중하는 동반자로 관계를 설정할 수 있도록 종무청을 만들고, 생명 사랑의 의미를 널리 알려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날을 정해 환경 보호와 이웃 사랑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이뤄내야 할 과제는

통일 노동 청년 등 각 분야 전문가의 발제도 이어졌다. 이영선 통일과나눔 이사장은 통일을 향한 국민의 열망이 줄어들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한반도에 궁극적인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통일이 되면 우리가 분단을 이유로 지불하고 있던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또 남북 자산의 결합으로 경제적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민주주의 정립이라는 엄청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정부는 주변국들에 통일이 동아시아 정세 안정에 필요함을 설득하고 남북 주민들이 서로를 민족 공동체로 인식하도록 만들며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 사회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서로 기대 살며 따뜻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약한 이들에게 힘을 더해주고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나누고 소통하는 문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그는 “부동산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자산 투쟁은 주식 시장으로 넘어갔다가 최근에는 암호화폐로 넘어왔다. 지금 우리가 청년들에게 보내야 할 시그널은 ‘아무도 그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라며 “새로운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용미 신지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