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0여만명이 찾아오는 어류 테마관광 명소인 전북 완주 ‘물고기마을’(사진)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완주군이 추진하는 하천정비사업에 물고기마을 부지의 절반 가량이 수용돼, 이전 혹은 폐업이 불가피하게 됐다.
13일 물고기마을보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완주군 이서면 반교리 일원의 물고기마을은 최근 완주군의 ‘원천 확장공사’로 인해 부지 1만여㎡ 중 3000여㎡와 시설물 3분의 2가 수용됐다. 이전 보상금을 받았지만, 신규부지 매입이 여의치 않아 6월 2일 문을 닫을 예정이다.
물고기마을은 1970년대 양식업으로 시작해 3대에 걸쳐 50여 년째 운영되는 국내 유일의 어류힐링문화공간이다. 이곳에는 세계 최초로 육종에 성공해 특허까지 받은 신품종 물고기 ‘블랙앤젤’을 비롯해 각종 물고기 250여종 300여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독특한 테마와 각종 체험시설이 갖춰져 전국에서 관광객이 이어지며 마을 일대에 활기를 넣어줬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임에도 28만여명이 다녀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방문하고 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시장 당선 전에 방문한 적이 있다.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서울과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으로 와달라고 러브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고기마을 측은 고향에 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전북도와 완주군 등 지자체에서는 이 공간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류병덕 물고기마을 대표는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감동하고 즐거워하는 치유, 생태학습장이었다”며 “관광 명소와 6차 산업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새만지역금 등 전북의 적정 장소로 옮겨져 대한민국의 명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완주=김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