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과 그릇된 여성관

입력 2022-04-14 04:0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특혜 의혹에 휩싸인 것은 유감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고위직 재직 당시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2016년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재직 당시, 아들은 2017년 후보자가 병원장이었을 때다. 경북대 의과대학 편입은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로 2017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4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1단계 전형은 비교 기준이 명확한 정량 평가 중심이지만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2단계는 면접고사 100점, 구술평가 200점으로 심사위원의 재량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방식이었다.

특히 정 후보자의 아들은 지원하던 해 신설된 ‘대구·경북지역 소재 고교 또는 대학 출신자’ 특별 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는 편입생 중 거의 유일한 경북대 학부 출신인데다 부친이 병원장이라 당시 학교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고 한다. 정 후보자는 이런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만약 편입 과정에서 자녀에게 어떤 특혜가 주어졌다면 당장 물러나야 마땅할 것이다.

정 후보자가 과거 집필한 칼럼에서 드러난 그릇된 여성관도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복지부 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 그는 2009~2013년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출산은 애국이고,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이라고 썼다. 저출생 문제를 여성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시각이다. 여러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못한 국민이 많다. 이들에게 애국심이 없다는 비난을 하는 것이 맞는가. 인구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장해야 할 수장으로 자격 미달이다. 또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은 의료인이 칼럼에 쓸 내용은 아닐 것이다. 다른 글에서는 성범죄자 취업제한 직종에 의료인을 포함하도록 개정된 법에 반발하는 전국의사총연합에 동조했다. 이런 인식을 가진 이가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