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대로 하락… 국고채 금리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

입력 2022-04-13 04:03
연합뉴스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동시에 물가는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 시장 역시 3년물 국고채 금리가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요동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로 치솟고, 경제성장률 전망은 2%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1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105%에 장을 마쳤다. 전날 3년물 금리는 19.9bp 급등해 연 3.186%로 치솟았다. 9년 9개월 만의 최고치이자, 2013년 12월 이후 첫 연 3% 돌파였다. 이날 국고채 금리 급등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금융시장의 불안함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전 세계적 고물가로 각국이 긴축 신호를 보내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를 웃돌 것이 유력하고, 한국 역시 연간 물가상승률이 4%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4.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외부 기관들의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곧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0%로 내려 잡았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이달 들어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IMF가 오는 19일 발표할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한국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이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물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게 전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3.1%, 물가상승률 전망치로 2.2%를 제시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대외 상황과 깊이 연관돼 있어 정부 노력만으로 쉽게 타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문제 인식에 따라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물가와 성장률 등 거시경제 전반을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는 여러 기관의 성장률, 물가 전망치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심희정 신재희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