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선교 100년을 맞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복음의 불모지인 나라. 크메르인의 땅 캄보디아의 오늘이다. 국민 95%가 불교 신자로 살아가지만 이 땅에 한인 선교사들이 복음의 씨앗을 뿌린 뒤 캄보디아에는 끊임없이 영적 열매가 맺히고 있다. 그 핵심에는 현지 장로교 선교사들의 교단을 초월한 연합과 그 결실인 캄보디아장로교신학교(캄장신·총장 김재호 목사·사진)의 다음세대 복음화 사역이 있다.
국내 26개 장로교단이 회원으로 소속돼 개혁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계승하고 장로교 연합과 일치를 도모하고 있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한영훈 목사)는 이 같은 캄보디아 복음화의 미래를 응원하고 동역해 나가고 있다. 국민일보는 한장총과 협력해 캄보디아 선교 현장을 조명하고 지향점을 제시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캄장신 김재호 총장을 만났다.
-1993년 캄보디아 땅에 한인 선교사들이 첫발을 내디딘 이후 30년째를 맞고 있다. 최근 선교지 현황은 어떤가.
“인구 1600만명의 캄보디아는 오랫동안 복음의 불모지였고 복음에 저항한 땅이다. 1923년 복음의 씨가 처음 뿌려졌지만 100년이 지나도록 복음화율은 1.25%에 불과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캄보디아의 근대사는 고난과 역경, 아픔으로 점철된다. 90년 동안의 프랑스 식민 지배, 국민 3분의 1이 희생된 킬링필드, 베트남 통치 10년에 이어진 군부 독재까지 수난이 이어졌다. 93년 우리나라 장로교 선교사가 처음으로 이 땅에 들어오면서 복음화의 토대를 쌓았다.”
-캄장신은 한국교회 화합의 산물이라 불릴 정도로 2004년 10월 개교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선교지로서 캄보디아가 갖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1992년 2월 킬링필드의 땅에 유엔 평화유지군이 들어오고 새 헌법 제정을 통해 불교가 국교이긴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것이다. 국민 대다수가 불교 신자인 나라이지만 타 종교의 활동에 큰 핍박이 없는 선교적 기회의 땅인 셈이다. 두 번째는 ‘연합의 상징성’이다. 한인 선교사들이 사역을 시작한 지 10년째 됐을 때 현지 복음주의연맹 사무총장이었던 헹쳉 목사가 선교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같은 장로교라 하면서도 교단 이름이 각기 달라 이해하기도 어렵고 동역하기도 힘들다’는 얘기를 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선교사들 사이에서 논의 끝에 ‘캄보디아에서는 오직 하나의 장로교 교단만 세우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열매가 2003년 7월 맺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개혁 고려 고신 대신 통합 합동 합신 7개 교단 출신 27명의 선교사가 연합해 ‘캄보디아장로교공의회’를 설립한 것이다. 그리고 이듬해 10월, 32명의 신입생과 함께 수도 프놈펜에 캄장신을 개교하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다.”
-학교 운영과 사역 현황이 궁금하다.
“신학과 연수과정을 시작으로 목회연구 기독교교육 교회음악 유아교육 지도자과정 등 학과가 신설되고 커리큘럼이 다양해져 지금은 11개 과정에 261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현재까지 395명을 배출했는데 그중 33명이 현지 목회자로 사역 중이다. 특히 유아교육과 졸업생들의 경우 현지 선교원의 교사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는데, 학부모들로부터 캄장신 출신 교사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지역 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총장님께서는 지난해 서울 동산교회 원로로 추대되기 전까지 예장합동 총회회록서기,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과 세계 선교에 대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하나님께서 캄장신을 통한 캄보디아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해 그동안의 경험을 축적하게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대 문찬식 총장과 전호진(2대) 김재규(3대) 총장의 헌신과 수고로 캄장신은 태동기와 도약기, 발전기를 거쳐왔다. 부족하지만 4대 총장으로서 바통을 이어받아 캄보디아 다음세대 부흥기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행정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기다. 신학교 총장이라고는 하지만 급여 없이 자비량 선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주변에서 우려도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동역자들 덕분에 감당할 수 있었다.”
-캄장신을 통해 바라보는 캄보디아 선교의 미래는.
“장단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앙코르와트로 잘 알려진 씨엠립 지역에 캄장신 분원을 건축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교회 대부분이 가정교회 형태로 시작되는데 정식 신학교육을 받고 싶어도 프놈펜에 있는 본교에 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점을 고려해 2017년 10월 씨엠립의 선교사 사무실에서 강의를 열었는데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다 효율적인 사역을 위해 지난해 6월 건축을 시작해 현재 공사가 약 45% 진행됐다. 현지 선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3억여원의 건축비가 모금됐지만 오는 8월 완공을 위해 5억여원의 공사비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캄보디아 교육부로부터 캄장신이 인가를 받는 것과 맞닿아 있다. 캄장신은 2012년 캄보디아 종교성으로부터 정식 종교교육기관으로 인가받았지만 교육부 인가를 통해 정식 고등교육기관이 된다면 캄장신 출신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과 기독 인재 양성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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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