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31·사진) 인섹트루 대표는 미래 대안 먹거리로 꼽히는 ‘식용곤충’을 키우는 회사를 창업해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7일 부산시 강서구 대저중앙로 인근에서 만난 그는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남들 안 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2016년 창업한 인섹트루는 곤충이 상품이다. 대구대에서 의생명과학을 전공하던 중 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곤충 키우는 일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대출 등으로 3000만원을 그러모아 부산 강서구에서 약 660㎡ 부지를 빌렸다. 이후 인섹트루라는 명패가 내걸린 곤충 농장을 세우고 각종 곤충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곤충 농장 곳곳에서 익숙한 곤충이 눈에 띄었다. 번식장에선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식용인 흰점박이꽃무지와 갈색거저리 외에 애완용인 장수풍뎅이·넓적사슴벌레 등이 탄생하고 덩치를 키우는 소리였다.
이 대표 회사는 단백질 덩어리인 식용곤충이 주력 품목이다. 생소한 품목이다 보니 처음엔 유통망을 뚫기 힘들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건강원을 직접 돌아다녔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식용곤충이 암 환자 영양식으로 좋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정도로 효능이 입증됐다. 이 대표는 “지금은 암 환자 가족 분들이 직접 찾아와 구매하시기도 하고 요리법까지 챙겨가신다”고 말했다.
곤충산업은 유지비가 적게 든다. 2020년까지만 해도 인섹트루는 1인 기업이었다. 당시 연간 매출액은 1억2000만원 정도였는데 대부분 개인 수익으로 직결됐다. 곤충은 계속 알을 낳고 번식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곤충이 생활하는 톱밥 등은 재활용이 용이하다. 곤충 배설물을 인근 농가에 퇴비로 나눠줬더니 폐기물 처리비도 들지 않았다. 임대료도 저렴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사실상 초기 투자비용이 비용의 전부”라고 전했다.
곤충산업은 의미도 작지 않다. 이 대표는 식용곤충이 전 지구적 식량위기를 타개할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식량 부족 사태가 닥쳤을 때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산업의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나 한국농수산대 등에 곤충학과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곤충산업은 생소하다. 이 대표는 “정부의 곤충산업 지원이 거의 없는데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