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내주 방한… 尹 당선인측과 대북정책 조율 관측

입력 2022-04-13 04:06
윤성호 기자

미국 정부의 ‘한반도통’ 인사들이 줄줄이 방한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한 지 1주일 만에 미국 측 주요 인사들도 한국을 찾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현 정부뿐 아니라 차기 정부와도 대응책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성 김(사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8일 방한해 나흘가량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도 같은 시기에 한국을 찾는다.

김 대표는 방한 기간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대북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통일부를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 중인데 이인영 장관을 예방하거나 최영준 차관을 만나 실무협의를 할 수도 있다.

김 대표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도 접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지난 4일 워싱턴에서 노 본부장과 회동했을 때 인수위와의 논의를 고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차관보급인 김 대표의 직급 등을 고려했을 때 윤 당선인을 직접 면담하기보다는 인수위원들을 만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미 국무부에서 한·미 양자관계를 담당하는 마크 램버트 한·일 담당 부차관보도 방한해 12일 임상우 외교부 북미국장과 한·미동맹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램버트 부차관보의 방한은 북핵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양국 공조를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한·미 인사들의 교차 방문은 정권 교체기를 노린 북한의 중대 도발 가능성과 이에 따른 양국의 대응 방침을 협의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추가 대북 제재나 중국을 지렛대로 한 북한 도발 저지 등이 거론될 수 있다. 마침 중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도 예고된 상태다.

아울러 다음 달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 개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고위급 교류를 포함해 정상회담이 조속히 개최되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공조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쿼드 회의 직후인 만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북핵 문제보다는 중국 견제 전선을 형성하는 데 방점을 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