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들의 컴백 전쟁… ‘퀸덤2’ 시청자 눈길 잡았다

입력 2022-04-13 04:07
엠넷에서 방영 중인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 ‘퀸덤2’에 참가한 그룹 우주소녀가 본격적인 경연이 시작되기 전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엠넷 제공

누구나 이름을 들어본 아이돌이지만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4년 전 곡이 역주행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브레이브걸스는 차기 곡이 흥행하지 못했다. 2016년 데뷔한 우주소녀는 인지도에 비해 대표곡이라 할 히트곡이 없다. 이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엠넷 ‘퀸덤2’에 도전했다.

‘퀸덤2’는 K팝 대표 아이돌 6개 팀이 동시에 싱글을 발매하고 컴백 경쟁에 돌입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우승팀에겐 단독 컴백쇼를 할 기회를 준다. 시즌1에선 (여자)아이들, 마마무 등 쟁쟁한 그룹이 경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시즌2에는 브레이브걸스, 비비지,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케플러, 효린이 출연했다. ‘퀸덤2’에선 글로벌 팬의 투표 참여, 전 세계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 방영 2회차였던 지난 7일 이미 화제성을 입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3월 5주차 비드라마 TV부문 화제성 1위는 ‘퀸덤2’였다.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도 ‘퀸덤2’에 출연한 그룹 비비지가 1위였다.

춤과 노래 실력을 갖춘 현역 아이돌의 수준 높은 무대는 시청자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 모았다. 첫회에서 각 팀을 소개하는 오프닝 무대부터 화려한 퍼포먼스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어진 1차 경연에서 효린은 시스타 활동 시절 히트곡인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를 부르며 무대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브레이브걸스는 난타를 선보이며 오프닝을 하고 형광봉 등 소품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1차 경연에서 노래와 함께 형광봉을 들고 춤추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 엠넷 제공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이들의 간절함은 컸다. 브레이브걸스는 “역주행이란 말 아직까지 듣고 있다. 가끔 ‘지겹다’는 댓글도 보인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여자친구가 해체한 후 신비, 엄지, 은하가 모여 결성한 그룹 비비지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참가했다. 우주소녀는 “한 번도 전성기가 없었다. ‘대표곡이 뭐예요’라고 물어볼 때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어중간함이 주는 답답함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달의소녀는 스스로 “4년째 라이징스타”라며 “중요한 시기에 온 중요한 기회”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들의 말에서 많은 아이돌 그룹이 쏟아지고 그만큼 사라지는 치열한 K팝 세계의 현실을 볼 수 있다. 6개 팀은 그 흐름 속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최지선 음악평론가는 ‘퀸덤2’의 화제성에 대해 “브레이브걸스 등 이슈몰이를 했던 그룹들이 나오니까 볼거리도 있고, 여자친구는 아쉽게 해체했기 때문에 (비비지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시즌1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포맷을 지적했다. 시즌1 때는 현역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이 서바이벌에 참가한 점이 신선했으나 이번엔 새로운 느낌이 다소 덜하다는 것이다. 도약 기회를 얻으려는 참가팀들에 ‘퀸덤2’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것도 우려했다. 그는 “대중에게 눈도장을 다시 찍으며 출연하는 동안에는 관심을 받지만 그 영향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며 “아이돌 산업과 얽힌 문제여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