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감독상’ 저주 푼 과르디올라 ‘마법’

입력 2022-04-13 04:08
EPA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 시즌 ‘이달의 감독상’ 저주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간 눈부신 경기력으로 감독상을 탄 뒤 곧장 부진의 늪에 빠지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저주를 벗어난 감독은 맨체스터시티의 펩 과르디올라(사진) 감독뿐이다.

12일 현재 아스널은 EPL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스널은 최근 리그 2연패를 당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마지막 티켓이 걸린 4위 싸움에서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에게 밀린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아스널의 2연패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3월 ‘이달의 감독상’을 받은 직후 나왔다. 원정경기 5연승을 달리던 아스널은 크리스털팰리스 원정에서 0대 3 대패를 당한 뒤, 홈에서조차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1대 2로 패배했다.

이달의 감독상 직후 부진은 아르테타 감독만의 일이 아니다. 2021-2022 시즌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한 감독 6명 중 5명은 감독상 이후 부진에 빠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를 ‘이달의 감독상의 저주’로 표현했다.

시작은 누누 에스피리토 산투 전 토트넘 감독이다. 누누 전 감독은 개막전에서 최강 맨시티를 격침하는 등 토트넘의 3연승을 이끌며 이번 시즌 첫 이달의 감독상(8월)을 수상했다. 하지만 9월 토트넘의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크리스털 팰리스(0대 3) 첼시(0대 3) 아스널(1대 3)과 경기 모두 대패했다. 이후 하위권인 애스턴빌라와 뉴캐슬을 가까스로 잡았지만 웨스트햄과 맨유에 또 연패하며 4개월 만에 경질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9월엔 팀의 3연승을 이끈 아르테타 감독이 수상했지만, 수상 직후인 10월 2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첼시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10월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첼시는 이 기간 14골, 1실점으로 압도적 경기력을 펼쳤다. 하지만 첼시는 11월 첫 경기에서 번리에 1대 1로 무승부를 거두는 등 13경기에서 고작 4경기만 승리했다.

올해 1, 2월 수상 감독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튼의 브루노 라즈 감독은 1월 3연승으로 이달의 감독상을 받았지만, 2월 첫 경기에서 패배했다. 3월까지 8경기에서 3승 5패로 부진했다. 뉴캐슬의 새 사령탑 에디 하우도 비슷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하우 감독은 지난 2월 3승 1무의 성적으로 팀을 강등권에서 구출했지만, 지난달 11일 감독상 수상 후 3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유일하게 저주에서 벗어난 인물이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과르디올라는 지난해 11~12월 2연속 이달의 감독상을 받았다. 맨시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3경기에서 12승 1무의 압도적 성적을 보였다. 가디언은 “과르디올라는 수상 후 첫 경기에서 승리한 유일한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