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신구’ 대결로 압축된 차기 국세청장

입력 2022-04-12 04:07

차기 국세청장 인선이 ‘신구’(新舊) 대결 양상으로 압축되고 있다. 현직 또는 퇴직한 올드보이(OB) 중 한 명을 최종 내정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부에서는 노무현정부 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광주시장을 거친 이용섭 전 국세청장 같은 ‘외부수혈’보다는 새 정부 첫 청장으로 국세청 출신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강’으로 분류된 유력 후보는 임광현 국세청 차장과 김창기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다. 3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일단 행정고시로는 임 차장이 38회로 김창기 전 부산청장(37회)보다 한 기수 후배다. 하지만 국세청 2인자 격인 현직 차장이라는 점은 임 차장에겐 강점이다.

지역 대결 구도를 형성한 점도 눈에 띈다. 임 차장은 충남 홍성군 출신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승리에 영향을 미친 충청권 인재다. 김 전 청장은 윤 당선인이 첫 지역 순회지로 꼽은 TK가 고향이다. 인수위가 지난 10일 발표한 8명의 국무위원 내정자 중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 등 4명이 TK 출신이다. 출신 학교도 눈여겨 볼만하다. 임 차장과 김 전 청장은 각각 연세대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윤 당선인과 서울대 동문이라는 점만 보면 김 전 청장이 차기 국세청장에 한 발 더 가까워 보인다. 다만 지연·학연 쏠림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고려하면 되레 불리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변수는 두 사람 모두 윤 당선인과 업무 인연이 없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 인사 스타일을 보면 ‘함께 일해 본 사람’을 중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런 면에서 ‘다크호스’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인수위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1일 “여러 후보를 두고 인사 검증 작업을 하는 단계”라면서 “2강 후보 중 누가 청장 자리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은 인사”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