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문석진(사진) 서대문구청장은 정책 감수성에 기반을 둔 복지 정책만큼은 서대문구가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문 구청장은 11일 서대문구 청사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정책 감수성을 가지고 12년 동안 복지에 관해서 226개 시·군·구 중 가장 뛰어난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정책 감수성은 사회 현상을 예민하게 바라보고 공감하며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정책 감수성이 적용된 사례로 전국 최초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인 안산 자락길을 들었다. 처음 안산 자락길은 일부 구간을 무장애 산책로로 만든 것으로 시작했다. 개장 날 휠체어 탄 장애인들과 문 구청장이 함께 이동하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한 장애인이 “평생 휠체어를 타고 산에 들어올 수 있을지는 몰랐다”며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문 구청장은 “원래 순환형 산책길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날, 장애인의 눈물을 보고 안산 자락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주민센터를 복지서비스 전달 창구로 일원화한 동복지허브화 사업이나 통장 등이 직접 복지 대상자를 파악한 복지방문지도도 마찬가지다. 서대문구는 지난해부턴 영케어러(가족돌봄청년) 발굴에도 선제 대응하고 있다. 최근 구는 보건복지부와 영케어러 시범사업 운영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문 구청장은 “조사 대상자를 도울 방법을 찾고, 제도를 추가하는 등 실험적 접근이 가능한 곳이 기초자치단체”라며 “이런 걸 해내고 중앙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전국 정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그는 홍제역 지하보행네트워크 사업을 가장 아쉬운 사업으로 꼽았다. 이는 거리가 떨어진 홍제역과 홍은사거리를 묶어 거대한 지하공간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로 이뤄내지 못했다. 3선 임기를 마치는 문 구청장은 한국의 지방자치 시스템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보통 사업을 하는데 4년 이상 걸린다”며 “좋은 구청장이면 선택을 꾸준히 받아 계획한 사업들이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