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미군기지 방문 때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 논의

입력 2022-04-12 04:0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주한미군 기지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연합사령부 측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한미군 공보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 주한미군 평택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을 때 한미연합사령부 측 인사들과 ‘5대 5’ 소인수 환담을 갖고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와 야외 기동훈련 재개, 확장억제 연습 정례화 등을 논의했던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이 의제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동맹 강화 주요 정책들이다. 그러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등으로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이 윤석열정부 등장 이후 정상화되고 야외 기동훈련도 재개될 경우 북한이 대대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당선인은 당시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의 사령관실에서 소인수 환담을 가졌다.

환담에는 윤 당선인 측 인사 5명과 한미연합사 측 인사 5명 등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윤 당선인 측에선 윤 당선인과 김성한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 김태효 인수위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종섭 인수위원,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다.

한미연합사 측에선 러캐머라 사령관과 김승겸 연합사부사령관, 크리스 코르소 미 대사 대리 등 5명이 참석했다.

윤 당선인 측은 이 자리에서 연 2회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의 정상화와 야외 기동훈련 재개 등을 통해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구축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례 한·미 연합훈련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에서 폐지되거나 축소돼 실시됐다. 4월 중순 시행되는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연합훈련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하반기부터는 야외 기동훈련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윤 당선인 측은 2018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한·미 확장억제협의체(EDSCG) 재가동과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등 한·미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확장억제협의체가 재가동될 경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 핵실험 등 고강도 무력 도발 대응 방안으로 항공모함, 핵잠수함, B-1B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가 논의될 수 있다.

환담에 참여했던 이종섭 인수위원이 윤석열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서 ‘5대 5’ 소인수환담에서 논의된 각종 정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훈련은 군의 기본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훈련을 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 전략자산 전개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엔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