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소주성’ 최일선서 견제… “물가안정이 최우선 과제”

입력 2022-04-11 04:02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추 후보자는 지명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새 정부 첫 경제사령탑으로 10일 지명된 추경호(62) 후보자는 33년간 경제부처에서 일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 재선 의원이다. 경제기획원(EPB)부터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 일했고, 정계 입문 이후에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의정 활동을 했다. 유능한 정책·기획통이면서도 정치권과 관가에 원만한 대인관계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획조정 분과 간사를 맡고 있다.

추 후보자는 공식 발표 이전 유력한 경제부총리 후보로 꼽혔고 기재부 안팎에서는 “드디어 올 사람이 온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는 행정고시 25회로 현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보다 고시로는 4년 선배다. 1983년 총무처 사무관으로 시작해 2014년 기재부 1차관 자리를 떠날 때까지 31년간 기재부에 몸담았다. 국무조정실장까지 더하면 33년을 공무원으로 살았다. 경제 관료로서 이력을 보면 거의 흠 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가 관가에서 나온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에 줄곧 있었고,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국내외 금융정책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국무조정실장 퇴직 3개월 뒤 20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서 당선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는 상임위인 기획재정위를 중심으로 소득주도성장과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등 경제 정책 전반을 최일선에서 견제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제 전문성을 인정받아 초선 때부터 기재위 간사를 맡았다. 공식 석상에서는 야당 의원으로서 날카롭게 현 정부의 경제 정책 허점을 지적하면서도, 마이크가 꺼진 뒤에는 기재부 후배 공무원들에게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느냐’며 격려하고 술을 사기도 했다고 한다. 추 후보자에 대해 기재부 한 고위 공무원은 “기재부에 가장 부담스러운 야당 의원이었지만 동시에 선배로서는 가장 인망이 좋은 (기재부 출신) 의원이었다”고 평가했다. 추 후보자가 부총리직을 수행하게 되면 차관으로 떠난 지 8년 만에 친정에 복귀하게 된다.

지난달 인수위 합류 직전까지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더불어민주당과 법안, 예산안 등 협의의 일선에 있었다는 점도 그의 강점이다.

추 후보자는 이날 장관 후보자 지명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서민 생활물가와 민생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은행회관에서 별도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추경과 관련해 “물가 불안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 조합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과 물가 안정 모두를 좇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는 “과도한 보유세, 양도소득세의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너무 급속하게 가면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심희정 신재희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