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송곳 검증할 것”… 尹측 “검증팀이 현미경 검증 끝내”

입력 2022-04-11 04:04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준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8개 부처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두고 “국정 운영의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을 채우는 데 급급한 주먹구구식 인사,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라고 비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8개 부처의 경제부총리·장관 후보자를 10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정국이 열릴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이후 1주일 만에 내각 1차 인선 명단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이날 발표된 경제부총리·장관 후보자 8명에 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검증팀이 이미 현장 실사를 포함해 ‘현미경 검증’을 끝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7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3일 한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한 이후 나흘 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낸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8명의 경제부총리·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도 이번 주 안에 국회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회법 6조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오는 26일 전까지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또 8명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는 이달 말 또는 늦어도 다음 달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간표를 고려하면 이달 말에 ‘동시다발’ 인사청문 정국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측이 8명의 입각 후보자 인선 결과를 10일 동시에 내놓은 것은 비슷한 시기에 인사청문회가 집중적으로 열릴 경우 검증 포화를 피하면서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청문회가 동시에 열리면 야당과 언론의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명이라도 낙마할 경우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단 한 명의 인사 실패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에 맞설 인사청문특위 위원 5명을 선정했다. 5선의 주호영 의원과 재선인 성일종 의원, 초선인 이영·전주혜·최형두 의원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7대 인사 검증’ 기준을 내세우며 청문회 대상자들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국무총리 인준안은 본회의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동의를 얻어야 의결되는 만큼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 후보자의 경우 18억원 고액 보수 논란, 론스타 사건 관여 의혹, 부동산 문제 등이 불거진 상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의 8개 부처 인선 결과에 대해 “당선인의 국정운영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을 채우는 데 급급한 주먹구구식 인사 발표”라며 비판했다.

윤 당선인 측은 나머지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북 모처에 꾸려진 검증팀은 ‘철통보안 인사’ 기조 속에서 ‘현미경 검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검증팀은 주진우 전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10여명의 검증팀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검증팀에서 작성된 검증보고서가 70쪽에 달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후보자에게 자료를 요구해서 받고, 검토하고 문제 있으면 재검토하는 과정을 종합했을 때 한 후보자를 검증하는 데 1주일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검증팀은 필요한 경우 서류 분석작업뿐만 아니라 현장 검증에도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