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선 기준은 다른 것 없이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주실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서 검증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국토교통부 장관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또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을 각각 지명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내각 1차 인선은 전문성과 능력에 방점이 찍혔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 지명을 받은 추 후보자는 국민의힘 소속 재선 의원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추 후보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아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마련 등 경제 현안과 관련한 기획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공직에서의 전문성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의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추 후보자 지명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발표한 8명의 부처 장관 후보자 중 정호영 후보자와 이종호 후보자를 제외한 6명이 인수위에 몸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인수위에 속한 인사들이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이해도가 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성과 공약 이해도를 인선 기준으로 두다 보니 성별·지역 등 인적 다양성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날 발표된 내각 후보자 중 여성은 김현숙 후보자가 유일했다. 지역으로 보면 5명이 영남에 몰려 있었다. 호남 출신 인사는 없었다. 연령대로는 60대가 5명, 50대가 3명으로 평균연령이 60.5세에 달했다. ‘공동정부’를 구성키로 했던 안철수계 인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는 이와 관련해 “호남과 충청 출신 인사들을 접촉했으나 개인적 사정 등으로 고사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저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인선에 있어) 할당이나 안배라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세대·남녀 등 균형이 잡힐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남은 10개 부처 장관 인선에 대해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강보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