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평소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운동 등 면역력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백신 접종도 그 중의 하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공약과 국정과제로 ‘65세 이상 대상포진 무료접종’을 내건 바 있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포함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국제학술지 ‘임상감염병’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60세 이상의 대상포진 백신 접종 후 7년간 질병 부담이 50.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질병청 의뢰로 고려대구로병원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선 65세 이상 대상포진 생백신의 무료 접종이 비용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기도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11일 “대통령 국정과제인 만큼 비용 효과성을 재평가한 뒤 NIP 포함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면서도 “65세 이상 전부를 대상으로 하면 재정 부담이 커 적용 범위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의 전파력이 낮고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잘 돼 NIP의 공중보건학적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측면도 고민거리다. 질병청이 2020~2021년 NIP 신규 포함 혹은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8가지 질병(13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로타 바이러스 백신이 1위에 올랐고 대상포진은 여덟 번째에 해당됐다.
현재 국내에는 기존 2종류의 생백신(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 MSD의 조스타박스)과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1종류의 사백신(GSK의 싱그릭스)이 있다. 다만 사백신 제품은 하반기에 시판될 예정이다. 기존 두 백신은 만 50세 이상 대상 1회 접종으로 6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이며 1회 접종값은 15만~18만원 정도다. 반면 신규 사백신은 2회 접종으로 90% 이상 예방 효과가 나타났고 1회 접종값은 30만원선이다. 이 백신은 만 50세 이상 또는 만 18세 이상 면역저하자에게 허가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신규 사백신을 포함해 3가지 백신의 비용 효과성을 재산정하고 무료 지원 연령을 우선 70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여러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