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인상과 코로나19 수요 회복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먹거리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식량 가격은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라 안팎 상황이 겹치며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을 살펴보면 3월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6.4%, 외식 물가는 6.6% 올랐다. 외식은 조사 대상인 39개 품목이 모두 올랐다. 갈비탕이 11.7%로 가장 많이 올랐고, 죽(10.8%) 햄버거(10.4%) 생선회(10.0%)도 상승 폭이 컸다. 대표적 외식 품목인 짜장면(9.1%) 김밥(8.7%) 짬뽕(8.3%) 치킨(8.3%)도 올랐다. 설렁탕(8.1%) 떡볶이(8.0%) 칼국수(6.9%) 돈가스(6.6%) 등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외식 물가는 원재료값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완화 기대에 따른 수요 회복이 함께 작용한 영향이 크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국수(32.2%) 식용유(21.6%) 부침가루(15.9%) 밀가루(14.3%) 파스타면(14.1%) 설탕(7.6%)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고기류는 소고기(8.1%) 돼지갈비(7.8%) 삼겹살(6.6%) 불고기(6.1%) 스테이크(5.5%) 등에서 올랐다.
국제곡물, 유지류 등 가격지수 오름세도 이어지면서 국내 물가 영향도 지속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는 전월(141.4포인트) 대비 12.6% 오른 159.3포인트를 기록했다. 관련 지수를 발표한 1996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100포인트가 기준이다.
곡물가격지수는 17.1% 상승한 170.1포인트를 기록했다. 밀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에 따른 수출 차질, 미국의 작황 우려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
옥수수 역시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수출 감소와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가 컸다. 유지류는 23.2% 올랐는데, 특히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 폭이 컸다. 육류는 돼지고기, 가금육,소고기 모두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로 가격지수가 4.8% 올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와 곡물, 육류 등 공급 감소 영향이 누적되면서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식량가격지수 상승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